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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라는 이름 석자는 한국 축구의 브랜드였다.
출발부터 쉽지 않았다. 명단 발표 뒤 논란이 홍명보호를 감쌌다. 가나와의 평가전 대패로 사면초가에 몰리기도 했다. '1주일만의 반전'이 있었다. 러시아전에서 저력을 보여줬다. 치밀한 준비와 팀을 하나로 묶는 리더십을 발휘했다. 이탈리아가 자랑하는 명장 파비오 카펠로 감독도 홍 감독 입장에선 그저 '상대팀 감독'일 뿐이었다. 러시아 선수의 거친 플레이에 제자가 쓰러지자 삿대질 설전을 마다하지 않으며 방패를 자처했다. '홍명보 리더십'의 절정이었다.
최대 고비는 포르투알레그레 참사 뒤였다. "내 미스였다." 홍 감독은 알제리전 완패 뒤 기자회견에서 고개를 숙였다. 베이스캠프 이구아수로 복귀한 뒤에도 밤잠을 설쳤다. 코칭스태프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 또 고민했다. 위기였다. 비난의 화살은 홍 감독을 더욱 견디기 힘들게 했다.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 속에 표류했다.
홍명보의 브라질월드컵은 논란과의 싸움이었다. 최종명단 발표 때도 그랬고, 알제리전 완패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그의 선택은 언제나 도마에 올랐다. 결과로 말하는 승부의 세계, 브라질월드컵이 끝난 뒤 어떤 평가를 받을까.
상파울루(브라질)=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