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파울루의 지옥체증, 홍명보호에겐 아우토반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4-06-25 12:17 | 최종수정 2014-06-25 12:17



홍명보호가 벨기에전을 치를 상파울루는 남반구 최대도시다.

1522만㎢의 면적에 1131만명(2011년 통계 기준)이 거주 중이다. 브라질과 남미 뿐만 아니라 남반구 전체를 통틀어 가장 많은 인구를 보유한 세계적 도시이자 경제의 중심지다. 하지만 오래된 도로는 자동차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 지 오래다. 때문에 상파울루의 교통체증은 '지옥체증'으로 불린다. 장기 불황으로 교통 확충이 늦어진 게 원인이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도 예외가 아니다.

브라질 대표팀이 경기를 갖는 날에는 아예 차를 갖고 도로로 나올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 기업과 관공서가 일찍 문을 닫고, 거리에는 집에서 TV로 경기를 시청하려는 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차가 한꺼번에 도로에 몰려 제자리 걸음을 하기 일쑤다. 지난 19일(한국시각) 멕시코와의 조별리그 2차전이 열린날에는 상파울루시 교통관리당국이 역대 3번째의 교통체증이 빚어졌다고 발표했다. '축구황제' 펠레는 "1950년 월드컵 이후 처음으로 라디오로 경기를 들어야 했다. 교통체증 때문에 도로에 꼼짝 못하고 붙잡혀 있는 것은 고통이었다"고 하소연 했다. 브라질 대표팀 경기 때만 차가 막히는 것은 아니다. 평소에도 도로는 가다서다를 반복한다. 24일(한국시각) 홍명보호보다 앞서 상파울루에 도착한 국내 취재진도 지옥체증을 피하지 못했다. 30분 남짓한 거리가 버스로 2시간 가까이 걸렸다.

그렇다면 홍명보호도 지옥체증 탓에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상파울루 도로는 홍명보호에게 아우토반(속도제한 없는 독일의 고속도로)이다. 월드컵대표팀 선수단이 누리는 호사는 전세기 뿐만이 아니다. 철통경호와 텅 빈 도로가 뒤따른다. 선수단 버스 앞뒤엔 오토바이를 탄 경찰관과 장갑차 뿐만 아니라 헬기 지원까지 붙는다. 이들은 전면통제된 도로를 최우선으로 통과한다. 공항에서 숙소, 숙소에서 훈련장 또는 경기장 모두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거리를 지나는 차량들은 선수단 버스가 통과해 일정 거리를 갈 때까지 정차해야 한다. 선수단 버스를 앞질러 가는 행위도 금지된다. 26일 홍명보호의 상파울루 도착 시점부터 28일 벨기에전을 마치고 베이스캠프인 이구아수로 돌아갈 때까지 교통체증과는 담을 쌓고 지내는 셈이다.
상파울루(브라질)=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