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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러시아, 12년만의 대결 '창이냐, 방패냐'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4-06-22 02:59


18일 벨루오리존치의 에스타디오 미네이랑 경기장에서 열린 알제리와의 조별리그 H조 1차전에 앞서 국가를 부르고 있는 벨기에대표팀. 벨루오리존치(브라질)=하성룡 기자

'황금세대' 벨기에와 세계적인 '명장'이 이끄는 러시아가 월드컵 본선에서 12년만에 리턴매치를 펼친다.

벨기에와 러시아는 23일 오전 1시(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냥 주경기장에서 2014년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을 갖는다.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12년만에 만남이다. 당시에도 H조에 속했던 두 팀의 대결에서는 벨기에가 3대2로 승리를 거뒀다. 벨기에는 1승2무로 조별리그를 통과, 16강에 진ㅇ출했고, 러시아는 1승2패로 조3위에 그치며 조별리그 통과에 실패했다.

브라질월드컵에서도 흐름은 비슷하다. 벨기에는 알제리와의 첫 경기에서 1승을 거두며 H조 선두를 달리고 있다. 러시아는 한국과의 1차전에서 1대1 무승부를 기록했다.

조별리그의 운명이 걸린 2차전에서 벨기에와 러시아는 각각 장점을 살려 경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벨기에는 '막강 화력', 러시아는 '철통 수비'를 내세운다.

벨기에는 로메루 루카쿠(에버턴), 에덴 아자르(첼시) 마루안 펠라이니(맨유), 케빈 더브라위너(볼프스부르크) 등 유럽 각리그에서 활약중인 톱클래스 선수들이 즐비하다. 알제리와의 1차전에서 루카쿠가 부진했지만 교체 투입된 펠라이니와 드리스 메르턴스(나폴리)의 연속골로 역전승을 거뒀다. 한 번 터지면 연쇄 폭발을 일으키는 화약고 같은 공격력이다.

반면 러시아는 유럽예선 10경기에서 단 5실점만 기록한 이탈리아식 수비를 앞세워 벨기에의 화력에 대응한다. 무엇보다 이탈리아 출신의 '명장' 파비오 카펠로 감독의 존재가 크다. 이탈리아식 수비 축구를 러시아에 뿌리 깊게 심었다. 국내파로만 대표팀을 구성해 조직력을 최고의 무기로 내세웠다. 한국전에서 실점을 기록했지만 골키퍼 실수에서 비롯됐다. 바실리 베레주츠키(CSKA 모스크바)가 이끄는 러시아의 철통 수비는 견고했다.

두 팀 모두 위험요소는 있다. 벨기에는 중앙 수비수이자 '캡틴'인 뱅상 콩파니(맨시티)가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하다. 콩파니는 알제리전 이후 부상으로 3일동안 훈련에 나서지 않았다. 허벅지에 근육통이 생겼다. 22일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열린 경기전 공식 훈련에서 콤파니는 팀 훈련에 합류했지만 경기 직전까지 몸상태를 지켜봐야 한다. 콩파니는 "3일동안 개인 훈련을 했지만 큰 문제 없다. 경기에 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마르크 빌모츠 벨기에대표팀 감독은 "22일 훈련이 끝난 뒤 콩파니와 논의를 해볼 것"이라며 조심스러워했다. 혹시 콩파니가 빠져도 대체 자원은 풍부하지만 그라운드 리더의 부재마저 다른 선수들이 메우는 것은 역부족이다. 콩파니가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면 토마스 베르마엘렌(아스널), 니콜라스 롬바르츠(제니트), 로랑 시망(스탕다르 리에주)이 그의 공백을 메울 것으로 보인다.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예선 H조 1차전 한국과 러시아의 경기가 18일 오전 (한국시간) 쿠이아바 아레나 판타날 경기장에서 열렸다. 한국의 이근호가 팀의 첫번째 골을 성공시키고 환호하고 있다.
쿠이아바(브라질)=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06.18/
러시아는 한국전에서 어이 없는 실수를 범한 골키퍼 이고리 아킨페예프(CSKA 모스크바)가 실수의 충격에서 얼마나 빨리 벗어났을지가 관건이다. 아킨페예프는 한국과의 1차전에서 이근호(상주)의 중거리 슈팅을 두 손으로 잡으려다 뒤로 흘려 실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아킨페예프의 벨기에전 출전은 유력하다. 카펠로 감독의 신임이 상당히 두텁다. 막강 화력을 자랑하는 벨기에의 공격력을 상대로 아킨페예프의 선방이 필요하다. 한국전 실수를 잊고 벨기에전에서 '명예 회복'에 나서야 한다. 그러나 실수로 인한 충격이 그의 부담감을 더욱 키우게 된다면, 벨기에전에서 평소 같은 실력을 선보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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