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카다 감독 "韓, 알제리 만만히 봐선 안돼"

◇오카다 다케시 전 일본대표팀 감독이

22일(한국시각) 브라질 포르투알레그리의 에스타디오 베이라-리우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포르투알레그리(브라질)=박상경 기자 [e-mail]

22일(한국시각) 브라질 포르투알레그리의 에스타디오 베이라-리우 미디어센터.

낮익은 얼굴의 등장에 취재진이 술렁였다. 오카다 다케시 전 일본대표팀 감독(항저우 그린타운)이었다. 일본 공영방송 NHK의 해설위원 자격으로 브라질 현지에 머물고 있는 오카다 감독은 23일 오전 4에 열리는 한국-알제리 간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H조 2차전 해설 준비를 위해 현장을 찾았다. NHK 관계자는 "한국-알제리전이 일본 전국에 방송될 것"이라고 방문 이유를 밝혔다.

오카다 감독은 일본 내에서도 냉철하기로 소문난 지도자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중도 경질된 가모 슈 감독의 뒤를 이어 받아 일본의 사상 첫 본선행을 이끌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도 본선 직전 한국에 완패하면서 졸전을 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16강 진출을 일궈내며 찬사를 받았다. 오카다 감독은 일본축구협회의 재계약 제의를 고사한 채 물러난 뒤, 현재 중국 슈퍼리그 항저우 그린타운 지휘봉을 잡고 있다.

차분한 표정으로 인터뷰에 나선 오카다 감독은 "알제리가 아시아팀 입장에서 만만하게 볼 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알제리는 개인기와 스피드가 좋은데다 벨기에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며 "한국이 간단하게 승리를 점칠 만한 경기는 아니다. 어려운 승부가 될 수도 있다"고 신중한 표정으로 답했다.

오카다 감독은 이번 브라질월드컵에 나선 홍명보호와 인연이 깊다. 홍명보 월드컵대표팀 감독이 현역시절 J-리그에서 활약할 때부터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이케다 세이고 월드컵대표팀 피지컬 코치의 와세다대 선배이기도 하다. 항저우 소속이었던 이케다 코치가 지난해 홍 감독 취임 뒤 A매치 때마다 팀에 합류할 수 있었던 것도 오카다 감독의 배려 때문이었다. 오카다 감독은 "지난 러시아전을 아주 잘 봤다. 홍명보 감독과 이케다 코치의 활약상도 전해 듣고 있다"며 "홍 감독이 자신의 축구를 잘 하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김영권(24·광저우 헝다) 박종우(25·광저우 부리) 등 중국 슈퍼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의 활약상을 두고는 "러시아전에서 아주 좋은 모습을 보였다"면서도 "대회가 진행되면 세기(세밀함)가 다른 공격수들과의 만남도 있을 것이다. 이들을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문제"라고 전망했다.

한국-알제리전 전망과 달리 일본의 부진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 나선 아시아팀 중 가장 선전할 것이라던 평가와 달리 2경기를 치른 현재 1무1패에 그쳐 16강행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오카다 감독은 "대회 전 일본 국내 관계자 및 언론의 기대가 컸던 게 사실"이라며 "가장 큰 문제는 준비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좋은 축구를 하지 못한 것도 아쉽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 나선 아시아팀들이 승리를 얻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분에 대해선 "아시아가 유럽-남미를 상대하기엔 아직 힘이 부족하다. 결정력의 차이도 어려움을 겪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포르투알레그리(브라질)=박상경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