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전술의 핵' 펠라이니, 한국위해 러시아 잡아줘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4-06-20 06:10


0-1로 뒤진 후반 25분 동점공를 터트린 뒤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는 펠라이니(오른쪽에서 세번째). 벨루오리존치(브라질)=하성룡 기자

홍명보호가 2회 연속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의 위업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상대팀의 도움도 필요하다. 러시아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1대1 무승부를 기록한 홍명보호가 순위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조별리그 통과가 유력한 벨기에가 경쟁팀들을 모두 잡아주면 좋다. 1무를 기록중인 러시아가 벨기에에 패하고, 홍명보호가 1패 중인 알제리에 승리를 거둔다면 2차전에서 최상의 시나리오가 그려진다. 벨기에의 승리를 바랄 때가 왔다. 벨기에가 23일 오전 1시(한국시각)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러시아를 상대로 조별리그 2차전을 갖는다.

'전술의 핵' 펠라이니, 공격 앞으로

벨기에는 알제리와의 첫 경기에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전술의 핵심은 '볼점유율'이었다. 마르크 빌모츠 벨기에대표팀 감독은 이를 위해 붙박이 주전인 마루안 펠라이니(맨유)를 선발에서 제외하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볼 키핑력이 탁월한 무사 뎀벨레(토트넘)에게 공격 조율의 임무를 맡겼다. 벨기에는 알제리전에서 65%의 볼점유율을 기록했다. 전반에 부진했던 경기력과는 별개로 전술만은 성공했다. 빌모츠 감독은 2대1로 승리를 거둔 후 "알제리가 수비적으로 나올 것에 대비해 볼점유율 높여 상대의 체력을 지치게 하는 전략이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전은 알제리전과 다르게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알제리와 러시아, 두 팀의 경기 스타일 차이 때문이다. 알제리는 공격에 특화된 팀이다. 그러나 공격력이 더 막강한 벨기에를 상대로 극단적인 '밀집 수비'를 펼쳤다. 러시아는 원래 수비 조직력이 좋은 팀이다. 밀집 수비와 수비 조직력이 좋은 팀을 공략하는 방법은 다르다. 밀집 수비는 미드필드 플레이를 강화해 상대의 수비진을 전진 분산시켜야 한다. 미드필드 장악이 필요하다. 그래서 뎀벨레가 낙점 받았다. 그러나 수비 조직력이 좋은 팀에는 강한 공격력으로 정면 대응을 해야 한다. 미드필드부터 공격적인 스타일의 선수를 기용해 파상공세를 퍼부어야 한다. 벨기에대표팀에서 공격력이 가장 좋은 중앙 미드필더는 펠라이니다. 그는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위력적이다. 알제리전 후반에 교체 출격해 최전방 공격수로 뛰면서 헤딩 동점골을 뽑아냈다. 중거리 슈팅 능력도 탁월하다. 유럽에서도 손에 꼽히는 헤딩력을 보유한 펠라이니가 발과 머리로 2선 공격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선발 명단은 알제리전과 대동소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전방 공격수인 로멜루 루카쿠(에버턴), 왼쪽 날개 에덴 아자르(첼시), 수비형 미드필더 악셀 위첼(제니트), 얀 페르통언(토트넘)-판 바위턴(바이에른 뮌헨)-빙상 콩파니(맨시티)-알데르바이럴트(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포백,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사실상 붙박이 선발이다. 알제리전에서 오른 측면보다 중앙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인 더 브라위너(볼프스부르크)도 공격형 미드필더로 펠라이니와 호흡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 오른 날개에는 알제리전에서 맹활약한 드리스 메르턴스(나폴리)의 출전이 예상된다.


2014브라질월드컵 조별예선 H조 1차전에서 한국과 맞붙을 러시아대표팀 주장 바실리 베레주츠키가 경기를 하루 앞둔 17일 오전(한국시간) 쿠이아바 아레나 판타날 경기장에서 적응훈련을 하고있다.
쿠이아바(브라질)=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06.17/
선수비-후역습, 장점을 살린다

러시아의 기본 전술은 선수비-후역습이다. 브라질월드컵 유럽예선 10경기에서 5실점만 기록한 '철통 수비'가 최대 강점이다. 이탈리아 출신의 '명장' 파비오 카펠로 러시아대표팀 감독이 이탈리이식 '빗장수비'를 러시아에 접목시켰다. 카펠로 감독은 한국전보다 벨기에전에서 더 수비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패배할 경우 조별리그 통과가 불투명해진다. 최소한 실점 없는 경기를 펼쳐야 한다. 포백라인에는 한국전과 같은 드미트리 콤바로프(스파르타크), 세르게이 이그나셰비치, 바실리 베레주츠키(이상 CSKA 모스크바), 안드레이 예셴코(안지)이 설 가능성이 높다. 예상되는 변화는 중원이다. 데니스 글루샤코프(스파르타크 모스크바)에 이고리 데니소프(디나모 모스크바)를 더해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설 수 있다. 포백 라인 앞을 두텁게 지켜 벨기에의 막강한 미드필드 라인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이다. 더블 볼란치 위의 공격 라인 구성은 한국전과 비슷하다. 선수비-후역습을 전개하기 위해 스피드가 좋은 알렉산드르 코코린(디나모 모스크바)의 재출격이 유력하다. 한국전에서 골을 넣은 알렉산드르 케르자코프(제니트)의 깜짝 선발도 예상할 수 있지만 교체 출전에 더 무게가 실린다. 결국 승부는 벨기에의 공격과 러시아의 수비력 싸움에서 갈릴 것으로 보인다.
상파울루(브라질)=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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