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 21세 11개월 11일, 홍명보호의 '핫가이' 손흥민(레버쿠젠)이 세계가 주목하는 '희망'으로 성장했다.
손흥민의 축구 시계도 이 날을 위해 쉼없이 달려왔다. 일찌감치 독일 분데스리가로 방향을 튼 그는 함부르크에 둥지를 틀었다. 2010년 10월 30일 쾰른전에서 프로 데뷔골을 터트렸다. 18세 3개월 22일이었다. 39년 동안 이어져 온 함부르크의 팀 최연소 득점 기록을 갈아치웠다. 종전 기록은 만프레트 칼츠가 1971년 10월 2일에 세운 18세 8개월 26일이었다.
승승장구했다. 그리고 큰 물에서 러브콜이 왔다. 레버쿠젠이었다. 거침이 없었다. 지난해 6월 팀 창단 후 최고 이적료를 경신했다. 함부르크에 1000만유로(약 145억원)를 선물했다. 무늬가 아니었다. 이름값을 했다. 그는 2013~2014시즌 정규리그에서 10골을 기록(총 12골),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했다.
|
손흥민의 진가는 3월 6일 그리스와의 원정 평가전(2대0 승)에서 나타났다. 전반 18분 그의 로빙 패스를 받은 박주영이 왼발 논스톱 슛으로 화답, 골망을 흔들었다. 어시스트, 끝이 아니었다. 후반 10분에는 골에어리어 왼쪽, 사실상의 사각지역에서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터트렸다. 1골-1도움이었다. 과한 욕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 손흥민의 플레이를 펼친다면 러시아전도 문제없다.
튀니지(0대1 패), 가나(0대4 패)와의 두 차례의 평가전은 쓴 보약이었다. 더 이상의 굴욕은 용납되지 않는다. 그도 잘 알고 있다. "러시아전을 모두 잘 준비하고 있다. 꼭 반전을 이루겠다. 월드컵에 대한 긴장감은 없다. 쿨하고 침착한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 중이다. 죽기살기로 하겠다."
결국 '핫가이' 손흥민의 발끝에 대한민국 축구의 운명이 걸렸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