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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주목하는 '핫가이' 손흥민, 결국 그의 발끝이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4-06-17 06:30


2014브라질월드컵 대표팀이 8일(한국시간) 미국 전지훈련장인 마이애미 세인트토마스 대학교에서 9일째 훈련을 진행했다. 대표팀 손흥민이 문전에서 슈팅 훈련을 하고 있다.
브라질에 들어가기 전 시차와 고온의 기후 등을 적응하기 위해 마이애미에 훈련캠프를 차린 대표팀은 9일까지 적응훈련을 마친후 10일 가나와 최종 평가전을 마치고 브라질로 떠난다.
마이애미(미국)=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06.08/

만 21세 11개월 11일, 홍명보호의 '핫가이' 손흥민(레버쿠젠)이 세계가 주목하는 '희망'으로 성장했다.

브라질의 최대 일간지 글로부는 '한국의 네이마르'라고 소개했다. '손흥민은 브라질 스타일의 기술 축구를 구사한다. 브라질 팬들이 그를 좋아할 것이다.' AFP 통신은 H조에서 주목할 선수로 손흥민을 꼽았다. ESPN은 브라질월드컵을 빛낼 10명의 '흙 속의 진주'에 그를 포함시켰다. '손흥민은 네덜란드 공격수 아르연 로번 스타일이다.' 호평 일색이었다.

생애 첫 월드컵, 드디어 그 날이 왔다. 대한민국이 18일 오전 7시(이하 한국시각) 브라질 쿠이아바의 아레나 판타날에서 러시아와 2014년 브라질월드컵 H조 1차전을 치른다.

손흥민의 축구 시계도 이 날을 위해 쉼없이 달려왔다. 일찌감치 독일 분데스리가로 방향을 튼 그는 함부르크에 둥지를 틀었다. 2010년 10월 30일 쾰른전에서 프로 데뷔골을 터트렸다. 18세 3개월 22일이었다. 39년 동안 이어져 온 함부르크의 팀 최연소 득점 기록을 갈아치웠다. 종전 기록은 만프레트 칼츠가 1971년 10월 2일에 세운 18세 8개월 26일이었다.

승승장구했다. 그리고 큰 물에서 러브콜이 왔다. 레버쿠젠이었다. 거침이 없었다. 지난해 6월 팀 창단 후 최고 이적료를 경신했다. 함부르크에 1000만유로(약 145억원)를 선물했다. 무늬가 아니었다. 이름값을 했다. 그는 2013~2014시즌 정규리그에서 10골을 기록(총 12골),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했다.

브라질월드컵의 스포트라이트는 자연스럽다. 하지만 '기대'가 '환희'로 탈바꿈되기 위해서는 갈 길이 남았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선 21세의 박지성,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선 22세와 21세인 '쌍용' 이청용과 기성용이 그 길을 걸었다. 손흥민이 그 역할을 할 차례다. 사실 박지성 이청용 기성용보다 손흥민을 향한 지구촌의 기대는 더 크다.


그래픽=

문성원 기자
첫 단추가 러시아전이다. 전술적으로도 중심이다. 러시아는 견고한 수비를 바탕으로 빠른 역습을 전개한다. 강력한 압박이 곁들여진다. 그러나 아킬레스건은 역습시 미드필더와 최종 수비라인의 폭이 벌어진다는 점이다. 손흥민의 임무는 주특기인 빠른 돌파와 개인기로 그 공간을 헤집고 다니며 장악하는 것이다. 전매특허인 강력한 슈팅도 아낄 필요가 없다. 손흥민이 살아나면 박주영(29·아스널) 구자철(25·마인츠)도 시너지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청용(26·볼턴)과의 스위칭도 상대 수비를 교란시킬 수 있는 특별한 옵션이다.

손흥민의 진가는 3월 6일 그리스와의 원정 평가전(2대0 승)에서 나타났다. 전반 18분 그의 로빙 패스를 받은 박주영이 왼발 논스톱 슛으로 화답, 골망을 흔들었다. 어시스트, 끝이 아니었다. 후반 10분에는 골에어리어 왼쪽, 사실상의 사각지역에서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터트렸다. 1골-1도움이었다. 과한 욕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 손흥민의 플레이를 펼친다면 러시아전도 문제없다.


튀니지(0대1 패), 가나(0대4 패)와의 두 차례의 평가전은 쓴 보약이었다. 더 이상의 굴욕은 용납되지 않는다. 그도 잘 알고 있다. "러시아전을 모두 잘 준비하고 있다. 꼭 반전을 이루겠다. 월드컵에 대한 긴장감은 없다. 쿨하고 침착한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 중이다. 죽기살기로 하겠다."

결국 '핫가이' 손흥민의 발끝에 대한민국 축구의 운명이 걸렸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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