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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남미징크스' 깬 스위스-'아트사커 부활' 프랑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4-06-16 16:31


16일(한국시각) E조의 뚜껑이 열렸다. 스위스가 에콰도르를 상대로 극적인 2대1 역전승에 성공했고, 프랑스는 온두라스에 3대0 완승을 거뒀다. '남미징크스 탈출'과 '아트사커의 부활', E조 첫 경기의 키워드다.


ⓒAFPBBNews = News1
'남미징크스' 털어낸 스위스

스위스에 남미는 악몽의 이름이었다. 스위스는 월드컵에서 지독한 남미 징크스에 시달렸다. 남미 국가를 상대로 5경기(1무4패) 동안 한번도 이기지 못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도 '최강' 스페인을 첫 경기에서 꺾는 이변을 일으켰지만, 남미의 복병 칠레에 패하며 16강이 좌절된 바 있다. 객관적 전력에서 에콰도르에 앞선 스위스였지만, 징크스가 마음에 걸렸다.

시작은 좋지 않았다. 전반 22분 에콰도르의 발렌시아에게 헤딩골을 허용했다. 다시 한번 징크스의 악몽이 떠오르는 듯 했다. 스위스는 반격에 나섰지만 소득이 없었다. 후반 시작과 함께 '명장' 히츠펠트 감독의 마법이 시작됐다. 미드필더 슈토커를 빼고 공격수 메흐메디를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다. 메흐메디는 투입 3분만에 로드리게스의 크로스를 머리로 받아넣으며 동점골을 터뜨렸다. 히츠펠트 감독은 또 한번의 교체카드를 꺼냈다. 드르미치 대신 세페로비치를 넣었다. 세페로비치는 날카로운 움직임을 보였고, 후반 종료직전 천금같은 역전골을 성공시켰다. FIFA랭킹 6위의 스위스는 이번 대회에서 시드를 배정받았다. 8강 벽을 넘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첫 경기서 남미 징크스를 깨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AFPBBNews = News1
'아트사커' 회복한 프랑스

프랑스 축구의 수식어는 '아트사커'다. 1980년대 초반 미셸 플라티니를 앞세운 예술적인 축구로 팬들을 매료시키며 얻은 별명이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지네딘 지단을 앞세워 예술축구를 한단계 진화시켰다. 짜임새 있는 패싱게임으로 세계축구계를 호령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프랑스의 예술성은 희미해졌다. 지단의 은퇴 이후 '아트사커'를 이끌 적임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내분과 갈등이 심해지며 모래알 팀으로 전락했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플레이오프를 통해 가까스로 본선행에 성공했고, 대회 직전에는 '에이스' 리베리가 부상으로 이탈했다. 프랑스 축구에 기대를 거는 이는 없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랐다. 젊은 프랑스는 완벽한 경기력으로 온두라스를 압도했다. '아트사커'의 부활이었다. 선봉장은 벤제마였다. 벤제마는 2골을 몰아넣었다. 후반 3분 온두라스 골키퍼 바야다레스의 자책골도 사실상 벤제마가 만들어낸 골이었다. 포그바-마튀디-카바예가 구성한 미드필드는 창의적이면서도 견고했다. 프랑스는 1998년 월드컵 결승-2002년 한-일월드컵 조별리그 탈락-2006년 독일월드컵 결승-2010년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을 경험했다. 이 사이클 대로라면 이번 월드컵은 결승 차례다. 오늘 보여준 경기라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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