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러시아 격파 골든타임, 이구아수 3일 전쟁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4-06-13 07:46


2014 브라질월드컵 대표팀이 12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캠프인 이과수의 플라멩고 스타디움에 도착해 첫 훈련에 돌입했다. 홍명보 감독이 훈련전 기자회견을 갖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표팀은 이과수 베이스캠프에서 현지 적응을 마친후 18일(한국시간) 꾸이아바로 이동해 러시아와 첫 경기를 치른다.
이과수(브라질)=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06.12/

2014년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H조 첫 상대인 러시아를 격파하기 위한 '골든 타임'이 가동됐다.

골든 타임은 가장 중요한 시간이면서 동시에 의학적으로 환자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제한된 시간을 의미한다. 조별리그 전체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첫 경기를 앞두고 홍명보호가 가장 중요한 시간을 맞았다. 평가전 2연패를 당하며 드러난 월드컵대표팀의 문제점을 고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러시아와의 조별리그 1차전(18일·이하 한국시각)을 6일 앞둔 12일, '약속의 땅'인 브라질 이구아수 베이스캠프에 입성한 홍명보 월드컵대표팀 감독이 골든 타임 작동 버튼을 눌렀다.

홍 감독은 페드로 바소 경기장에서 열린 첫 훈련에 앞서 '3일 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앞으로 3일간의 훈련이 가장 중요하다. 훈련을 잘 마쳐서 러시아전에 대비할 생각이다."

3일은 13일부터 15일까지 베이스캠프에서 훈련할 수 있는 시간을 말한다. 집중력 높은 훈련을 통해 문제점을 보완하고, 팀 전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단 3일 뿐이다. 태극전사들의 컨디션 리듬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15일은 이케다 세이코 피지컬 코치가 세운 계획대로라면 태극전사들의 '몸 사이클'이 정점을 찍는 날이다. 미국 마이애미 전지훈련부터 이 시간을 위해 몸을 만들어왔다. 러시아전까지 남는 이틀 동안에는 격전지인 쿠이아바로 이동해 선수들의 컨디션을 최고의 상태로 유지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홍 감독은 "공수 전환, 전술적인 면 등 부족했던 부분에 많은 시간을 투입해 훈련을 할 것이다"라고 3일간의 집중 훈련을 예고했다.

그는 훈련 돌입에 앞서 가나전을 통해 드러난 문제점도 직접 설명했다. 홍명보호가 목표를 두고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지금 잘 되지 않고 있는 부분이 선수들의 볼 터치다. 빠른 경기와 타이트한 경기를 할 때 평소보다 볼터치가 길어진다. 또 옆에서 움직여주는 제3의 선수들이 움직임을 더 보완해야 한다. (문제점이 보완되면) 조금 더 빠른 패스가 나오고 원하는 스피드의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2014 브라질월드컵 대표팀이 12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캠프인 이과수의 플라멩고 스타디움에 도착해 첫 훈련에 돌입했다. 구자철과 박종우가 패스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대표팀은 이과수 베이스캠프에서 현지 적응을 마친후 18일(한국시간) 꾸이아바로 이동해 러시아와 첫 경기를 치른다.
이과수(브라질)=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06.12/
예고된 '특훈'은 13일에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그러나 홍 감독은 12일 첫 훈련부터 훈련 강도를 약→중→강으로 서서히 높여가며 선수들의 집중력을 유도했다. 미국 마이애미→상파울루→이구아수로 이어지는 장거리 비행으로 인한 피로, 가나전 패배의 후유증에 낭비할 시간이 없었다. 홍 감독은 태극전사들이 스트레칭과 몸의 밸런스를 맞춰주는 '코어 트레이닝' 등으로 몸을 풀자 곧바로 패싱 훈련에 돌입했다. 패스를 한 뒤 위치를 이동, 다시 패스를 주고 받는 것을 지시했다. 한 선수당 두 번씩 볼을 터치하게 하며 정확한 퍼스트 터치와 빠른 패싱 감각을 익히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어진 훈련도 '패스'였다. 7명씩 3개조로 나뉘어 볼 뺏기 훈련을 소화했다. 패스의 속도와 강도를 높였다. 앞선 패스 훈련에 수비수의 강한 압박과 패스의 거리를 더 추가했다. 홍 감독은 수비수들에게 강한 압박을, 공격수들에게는 볼을 빼앗기지 않고 반대편의 넓은 공간으로 롱패스를 넣어 압박을 이겨내는 훈련을 지시했다. 가나전에서 상대의 강한 압박에 고전하며 잦은 패스 미스를 연발했던 문제점을 고치기 위해 칼을 꺼내 들었다.


2014 브라질월드컵 대표팀이 12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캠프인 이과수의 플라멩고 스타디움에 도착해 첫 훈련에 돌입했다. 홍명보 감독이 패스훈련을 지도하고 있다.
대표팀은 이과수 베이스캠프에서 현지 적응을 마친후 18일(한국시간) 꾸이아바로 이동해 러시아와 첫 경기를 치른다.
이과수(브라질)=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06.12/
홍 감독의 눈빛부터 달라졌다. 평소 코치들에게 훈련을 지시하고 뒤에서 선수들의 움직임을 지켜보는 홍 감독이 전면에 나섰다. 직접 공을 선수들에게 차주며 패스 속도와 방향을 설명하는 등 평소와 다른 모습으로 훈련에 나섰다. 선수들의 표정도 진지해졌다. 훈련 도중 선수들을 불러 모아 자주 지시를 내리는 홍 감독의 달라진 모습에 선수들이 훈련 집중력도 한결 높아졌다.

이제 선수들의 컨디션이 정점에 도달하기까지 남은 시간은 단 3일, 홍 감독은 더 강도높은 훈련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다. "연습 경기도 할 계획이다. 선수들의 피지컬적인 부분을 보완하려 한다."

홍 감독의 계획대로 모든 것이 정해진 사이클대로 흘러가고 있다. 그는 "준비가 잘 진행되고 있다. 가나전에서 패해 실망한 분도 계시겠지만 이미 마이애미에서 모든 분위기를 전환시켰다. 선수들의 사기 저하는 걱정 안해도 된다. 짧은 시간에 집중력을 가지고 훈련하면 좋은 몸상태를 가질 수 있다"며 "선수들이 원팀이 돼서 월드컵을 치르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러시아 격파를 위한 골든타임, 3일간의 마지막 특훈에 홍명보호의 월드컵 운명을 결정된다.
이구아수(브라질)=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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