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용의 크로스를 막아라.'
그러나 카펠로 감독은 흔들림이 없었다. 부상자와 골키퍼 3명을 제외한 18명으로 수비 조직력을 가다듬는 그의 시선은 한 곳에 머물렀다. 왼측면 수비였다. 다시 말하면 홍명보호의 오른 측면 공격을 봉쇄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오른 측면에서 올라오는 크로스의 저지하는 것이 최우선 수비전략이었고, 크로스를 허용할 경우 대인마크로 슈팅을 허용하지 않는게 차선이었다. 또 카펠로 감독은 골키퍼와 수비진의 간격과 위치 선정을 일일이 지시하며 오른 측면 크로스에 면밀하게 대비했다. 페널티박스 안쪽으로 파고들며 슈팅을 시도하는 왼쪽 날개 손흥민(레버쿠젠)보다는 오른 측면 공격수 이청용(볼턴)의 돌파에 이은 크로스를 홍명보호의 주요 공격 루트로 파악하고 있는 듯 했다. 이어진 공격 전술 훈련의 화두도 크로스였다. 중원에서 볼을 다루다 좌우 측면으로 공을 찔러주고 크로스를 올리는 공격 루트를 집중 연습했다. 크로스를 받는 공격수 세 명의 움직임도 예의주시했다. 두 명의 공격수가 중앙에서 상대 수비진을 공략하고 나머지 한 명이 뒷공간을 파고들어 문전으로 쇄도하는 방식이었다.
'명장' 카펠로 감독은 공개 훈련임을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단단한 수비 조직력으로 홍명보호의 측면 공격을 막고, 측면 돌파와 크로스로 상대를 공략하겠다는 자신의 전략을 드러내는 자신감으로 한국과의 1차전을 준비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