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펠로 러시아 감독의 시선 '이청용의 크로스를 막아라'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4-06-11 13:04


'이청용의 크로스를 막아라.'

파비오 카펠로 러시아 감독이 한국의 오른 측면 크로스 봉쇄에 집중하고 있다. 홍명보호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H조 첫상대인 러시아가 11일(이하 한국시각) 브라질 상파울루의 인근 이투에서 약 1시간 40분동안 훈련을 진행했다. 러시아가 훈련을 모두 공개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러시아는 지난 8일 브라질에 입성한 이후 이틀간 취재진에 훈련 초반 20분만을 공개했다. 한국전(18일)이 열리기 전까지 이같은 원칙은 계속 이어진다. 그러나 월드컵 본선 진출국들은 베이스캠프에서 의무적으로 한 차례씩 일반에 훈련을 공개해야 한다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룰에 따라 러시아는 이날 훈련을 전면 공개했다.

'카펠로! 카펠로!' 카펠로 감독은 지역 주민들과 러시아 팬 7000여명의 환호를 들으며 그라운드로 입장했다. 그러나 선수단에 몸풀기를 지시한 그의 표정은 팬들의 응원 분위기와는 반대로 밝지 않았다. 부상 선수들 때문으로 분석된다. 카펠로 감독은 몸풀기가 끝난 이후 알란 자고예프(CSKA 모스크바)와 드미트리 콤바로프(스파르타크 모스크바)에게 개인 훈련을 지시했다. 이들은 지난 6일 열린 모로코와의 최종 평가전(2대0 러시아 승)에 교체 출전했지만 부상을 해, 최근 팀 훈련에 불참하고 있다. 특히 카펠로 감독은 부상으로 월드컵 출전이 좌절된 로만 시로코프(크라스노다르)를 대신해 중원을 책임져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자고예프의 부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언론에서도 자고예프의 부상 장기화를 우려하는 보도를 잇따라 내보내고 있다.

그러나 카펠로 감독은 흔들림이 없었다. 부상자와 골키퍼 3명을 제외한 18명으로 수비 조직력을 가다듬는 그의 시선은 한 곳에 머물렀다. 왼측면 수비였다. 다시 말하면 홍명보호의 오른 측면 공격을 봉쇄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오른 측면에서 올라오는 크로스의 저지하는 것이 최우선 수비전략이었고, 크로스를 허용할 경우 대인마크로 슈팅을 허용하지 않는게 차선이었다. 또 카펠로 감독은 골키퍼와 수비진의 간격과 위치 선정을 일일이 지시하며 오른 측면 크로스에 면밀하게 대비했다. 페널티박스 안쪽으로 파고들며 슈팅을 시도하는 왼쪽 날개 손흥민(레버쿠젠)보다는 오른 측면 공격수 이청용(볼턴)의 돌파에 이은 크로스를 홍명보호의 주요 공격 루트로 파악하고 있는 듯 했다. 이어진 공격 전술 훈련의 화두도 크로스였다. 중원에서 볼을 다루다 좌우 측면으로 공을 찔러주고 크로스를 올리는 공격 루트를 집중 연습했다. 크로스를 받는 공격수 세 명의 움직임도 예의주시했다. 두 명의 공격수가 중앙에서 상대 수비진을 공략하고 나머지 한 명이 뒷공간을 파고들어 문전으로 쇄도하는 방식이었다.

'명장' 카펠로 감독은 공개 훈련임을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단단한 수비 조직력으로 홍명보호의 측면 공격을 막고, 측면 돌파와 크로스로 상대를 공략하겠다는 자신의 전략을 드러내는 자신감으로 한국과의 1차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상파울루(브라질)=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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