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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무지 볼이 돌질 않았다. 패스가 2~3차례 연결되는 횟수가 손에 꼽을 정도였다. 측면 공격수들의 개인 돌파 외에 공격 루트를 만들지 못했다. 기대했던 압박마저 느슨했다. 중원을 중심으로 2~3명이 에워싸야 하는데 그런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중원의 핵' 구자철(마인츠) 기성용(스완지시티) 한국영(가시와 레이솔)의 동반 부진 때문이었다.
더 아쉬운 것은 호흡이었다. 간격 유지가 전혀 되지 않았다. 구자철과 더블볼란치 사이에 공간이 넓다보니 부정확한 패스가 계속됐다. 구자철이 볼을 잡지 못하면서 박주영이 고립됐다. 창의적인 패스가 중앙에서 이어지지 않으니 측면의 위력도 반감됐다. 기성용과 한국영은 중원에서 함께 길을 터줘야 하는데 따로 노는 모습이었다. 함께 협력수비를 하는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중원에서 먼저 상대를 제압하지 못하니 수비와 상대 공격수가 1대1로 맞서는 장면이 여러차례 연출됐다. 후반 8분 아크 정면에서 노마크 찬스를 내주며 조르던 아예우에게 세번째 골을 허용한 장면이 대표적이었다.
평가전은 평가전일뿐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답답했던 경기였다. 가장 믿을만한 라인이라고 했던 중원 삼총사의 동반 부진은 뼈아프다. 러시아전까지 남은 시간은 일주일 뿐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