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의 그라운드에서 측면은 득점 루트의 뿌리가 되는 곳이다. 선수들이 밀집된 중앙을 뚫기 위한 필수요소는 측면 크로스다. 날카로운 측면 크로스는 골로 연결되지 않더라도 제2의 위협적인 상황을 만들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하다. 크로스를 저지하는 풀백 자원들의 임무가 막중한 이유다.
홍명보호의 풀백 자원들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김창수(가시와)와 이 용(울산)이 버티는 오른쪽 풀백이 바짝 신경써야 한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맞닥뜨릴 상대국인 러시아, 벨기에, 알제리가 왼쪽 측면 공격을 자주 활용하기 때문이다.
ⓒAFPBBNews = News1
러시아는 왼쪽 윙어가 에이스 라인으로 통한다. 파비오 카펠로 러시아대표팀 감독은 4-3-3 포메이션을 가동하면 알렉산드르 코코린(디나모 모스크바)을 주전 왼쪽 윙어로 출전시킨다. 4-4-2 포메이션이면, 유리 지르코프(디나모 모스크바)가 왼쪽 측면 공격수로 변신한다. 코코린과 지르코프는 다소 성향이 틀린 윙어다. 코코린은 윙포워드에 가깝다. 오른발잡이이기 때문에 크로스보다 문전으로 파고들어 직접 슈팅을 날린다. 반면, 왼발잡이인 지르코프는 '배달형 윙어'다. 정확한 왼발 크로스를 문전까지 연결한다. 무엇보다 같은 소속팀에서 한솥밥을 먹어 호흡이 잘 맞는다. 코코린이 최전방 공격수로 나설 경우 지르코프와의 포지션 체인지로 상대 수비수들을 흔들어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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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제리도 왼쪽 측면에서 주로 공격을 푼다. 4-5-1 포메이션이 가동되면 이슬람 슬리마니(스포르팅 리스본)가 나선다. 4-3-3 포메이션에선 엘 아르비 힐렐 수다니(디나모 자그레브)가 왼쪽 측면 공격을 담당한다. 둘다 빠른 발을 보유하고 있다. 높은 골결정력도 갖추고 있다. 수다니와 슬리마니는 알제리대표팀에서 각각 11골과 10골로 가장 많은 골을 기록 중이다. 언제든지 시프트가 가동돼 최전방 공격 형태가 제로톱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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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측면에 많이 의존하기는 벨기에도 마찬가지다. 에당 아자르(첼시)라는 걸출한 스타가 버티고 있다. 아자르는 화려한 개인기를 비롯해 빠른 돌파, 높은 골 결정력 등 측면 공격수에 특화된 선수다. 카멜레온과도 같다. 미드필더 마루앙 펠라이니(맨유)와 함께 측면과 미드필더를 오가며 공격을 전개하는 게임 메이커로도 활용되는 멀티 플레이어다. 활동폭이 넓기 때문에 반드시 중앙 수비수 홍정호 또는 수비형 미드필더 한국영과 협력 수비가 필요하다.
왼쪽 풀백과 마찬가지로 오른쪽 풀백도 홍명보 월드컵대표팀 감독의 고민이었다. 상대 팀은 반드시 홍 감독의 고민을 파고들 것이다. 스타급 왼쪽 윙어와의 매치업이 기다리는 홍명보호의 오른쪽 풀백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