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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대는 두 차례 뿐이다.
홍명보호는 튀니지전을 마치고 30일 장도에 오른다. 미국 마이애미에서 전지훈련 후 브라질에 입성하는 루트다. 마이애미에서는 6월 10일(한국시각) 가나와 평가전을 갖는다.
그럼 튀니지전 진용은 어떤 그림일까. 전력을 점검할 기회가 많지 않다. 눈을 돌릴 곳이 없다. 국내에서 마지막 무대, 선택은 최정예다. 홍명보 월드컵대표팀 감독은 25일 "튀니지전은 월드컵 준비의 연장선이다. 하지만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마지막 국내 평가전인 만큼 반드시 승리해서 팬들에게 기쁨을 주고 떠나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튀니지전은 러시아와의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을 앞두고 치르는 두 차례 평가전의 시작이다. 두 차례의 평가전을 소중하게 활용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홍명보호의 기본전형은 4-2-3-1 시스템이다. 튀니지전 원톱에는 박주영(왓포드)이 설 것으로 예상된다. 부상으로 조기 귀국한 그는 '두 배의 땀'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경기력이 남았다. 선발 외에는 해법은 없다. 가장 든든한 좌우 날개는 이견이 없다. 손흥민(레버쿠젠)과 이청용(볼턴)이 낙점받을 것으로 보인다. 섀도 스트라이커에는 캡틴 구자철(마인츠)이 포진한다.
홍명보호의 허리인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는 변수가 있다. 기성용(선덜랜드)이다. 오른무릎 슬개골과 정강이뼈를 이어주는 힘줄의 염증으로 고생한 기성용은 아직 100%가 아니다. 기성용은 "쉬었기 때문에 바로 100%를 기대하는 건 무리다. 천천히 지금처럼 하면 잘 올라올 것 같다. 첫 경기(러시아전)가 가장 중요하니 그때까지 100%를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자칫 무리할 경우 덧날 수 있다. 홍 감독도 "선수들의 컨디션이 아직 완전하지 못해 부상도 대비해야 한다. 선수들의 몸 상태를 고려해 선발과 교체 카드를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기성용의 짝인 한국영(가시와)은 선발이 점쳐진다. 기성용이 벤치에서 대기할 경우 박종우(광저우 부리)와 하대성(베이징 궈안) 중 한 명이 선발로 나선다.
수비라인에도 틈새가 생겼다. 왼쪽 윙백인 김진수(니가타)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해 있다. 재활치료와 훈련을 병행 중이다. 상승세의 윤석영이 대체 카드다. 홍 감독은 "석영이가 (플레이오프 결승전에) 출전하지 않아 일단 염려했던 부상 걱정은 덜었다. 좀 더 체크해 봐야겠지만 경기 나가는 것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만에 하나 윤석영이 힘들 경우 황석호(히로시마)와 김창수(가시와)가 대기하고 있다. 중앙수비에는 김영권(광저우 헝다)과 홍정호(아우크스부르)가 호흡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오른쪽 윙백은 이 용(울산)이다. 골키퍼는 김승규(울산)와 정성룡(수원)이 마지막 경합 중이다.
한국은 브라질월드컵에서 러시아(6월 18일 오전 7시), 알제리(6월 23일 오전 4시), 벨기에(6월 27일 오전 5시)와 차례로 격돌한다. 홍명보호의 시계는 러시아전에 맞춰져 있다. 결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첫 단추인 튀니지전에선 브라질월드컵 베스트 11의 윤곽이 드러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