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 진출 FC서울의 ACL 생존 전략, K-리그 자존심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4-05-14 21:57


FC서울과 가와사키 프론탈레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16강 2차전 경기가 14일 저녁 서울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렸다. FC서울의 박희성이 가와사키의 제시의 수비사이로 슈팅을 날리고 있다.
지난 1차전에서 윤일록의 결승골에 힘입어 3-2로 승리한 FC서울은 이번경기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8강에 진출하는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상암=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05.14/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는다고 했다.

FC서울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생존 전략을 알고 있었다. 지난해 ACL에서 준우승한 서울이 8강에 진출했다.

서울은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ACL 16강 2차전에서 가와사키 프론탈레에 1대2로 패했다. 대세에 지장은 없었다. 적지에서 3대2로 승리한 서울은 합계 4대4로 가와사키와 동점을 이뤘지만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16강 관문을 통과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2011년과 지난해, 그리고 올해 ACL을 지휘하고 있다. 출전한 3개 대회 연속 8강 진출에 성공했다. "ACL을 즐기고 있다. 재밌다. 국가 속에 서울이 있다. 국가 대결이라 접근의 의지가 다르다, 나라를 대표하는만큼 더 강한 승부욕을 강조하고 있다. 아시아 최고 권위 대회인 만큼 결과를 내고 싶다. 동기부여가 크다."

최 감독의 ACL 접근 방식이다. 통했다. 이날 최 감독의 전략은 영악했다. 서두를 필요가 없었다. 최 감독은 일전을 하루 앞두고 "상대는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나올 것이다. 상대의 공격을 미리 차단하고 우리의 장점을 살려 경기에 임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필승 카드는 스리백이었다. 오스마르-김진규-김주영이 포진했다. 측면의 차두리와 김치우가 수비에 가담하며 5백을 형성했다. 공수밸런스 안정이 첫 번째 키였다. 그리고 에스쿠데로와 고요한 윤일록을 앞세워 역습을 펼쳤다. 반면 가와사키는 휘슬이 울리자 최 감독의 예상대로 총공세를 펼쳤다. 독이었다.

서울의 역습 한 방이 가와사키의 수비라인을 무너뜨렸다. 전반 8분이었다. 최현태의 패스를 받은 에스쿠데로가 선제골을 터트렸다. 가와사키는 갈 길이 더 바빴다. 8강 진출을 위해서는 3골이 필요했다. 서울의 실수가 있었다. 전반 29분 오스마르가 볼컨트롤 실수로 고바야시 유에게 1대1 찬스를 허용했고, 서울의 골망이 출렁였다.

흔들리지 않았다. 서울은 견고한 수비를 바탕으로 흐름을 주도했다. 역습도 위력적이었다. 다만 추가골을 터트리지 못한 것은 옥에 티였다. 가와사키는 후반 인저리타임에 모리시마가 두 번째 골을 터트렸지만 승부를 뒤집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서울은 K-리그 클래식에서는 11라운드에서 단 2승(3무6패)에 불과하다. 12개팀 가운데 11위로 추락했다. ACL은 완전히 다른 무대였다. 18일 ACL로 연기된 성남전을 치르는 최 감독은 후반기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만들겠다고 했다.

올해 ACL 구조가 달라졌다. 동아시아와 서아시아는 4강전까지 분리해 치른 후 결승에서 맞닥뜨린다. 동아시아의 8강 진출 4개팀이 모두 가려졌다. 서울과 전날 8강에 오른 포항이 K-리그의 자존심을 세웠다. 최다인 2개팀을 배출했다. 세레소 오사카(일본)를 누른 디펜딩챔피언 광저우 헝다(중국)에 이어 호주의 웨스턴시드니가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웨스턴시드니는 1차전 원정에서 산프레체 히로시마(일본)에 1대3으로 완패했다. 이날 안방에서 2대0으로 승리하며 원정 다득점으로 8강에 올랐다. J-리그는 전멸했다.

ACL 8강 조추첨은 28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의 아시아축구연맹(AFC) 하우스에 열린다. 구슬 4개를 하나의 포트에 넣어 무작위로 추첨한다. 서울은 포항과 만날 수 있다. 지난해 결승에서 대결한 광저우와 재대결을 펼칠 수도 있다. 운명이 어디로 향할지 관심이다.
상암=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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