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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경기 4골, 김승대 새 전북킬러 등극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4-05-14 07:32


◇김승대가 지난 4월 16일 일본 오사카의 나가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레소 오사카와의 2014년 ACL 본선 조별리그 5차전에서 득점에 성공한 뒤 하트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오사카(일본)=사진공동취재단

'라인브레이커' 김승대(23·포항)가 새로운 '전북 킬러'로 등극했다.

김승대는 13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전북과의 2014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16강 2차전에서 전반 6분 오른발 결승골을 터뜨리며 1대0 승리를 이끌었다. 역습 상황에서 고무열이 전북 수비라인 뒷공간으로 연결한 패스가 문전 쇄도하던 김승대에게 연결됐고, 김승대는 침착하게 오른발 아웃사이드로 득점을 마무리 했다. 이 골로 포항은 2009년 ACL 우승 이후 5년 만에 8강 진출에 성공했다.

김승대에게 전북은 '물'이다. 지난해 10월 1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A컵 결승전 선제골로 '전북 킬러'의 역사를 써내려갔다. 지난해 11월 16일 K-리그 클래식 홈 경기에선 선제골, 올해 3월 26일 전주 원정에선 쐐기골을 뽑아냈다. 지난 6일 전주에서 열린 ACL 16강 1차전에 컨디션 난조로 결장하며 전북전 3경기 연속골 기록이 깨졌다. 하지만 1주일 만의 리턴매치에서 뛰어난 감각으로 다시 골망을 흔들며 '전북 킬러'의 진가를 입증했다.

킬러 치곤 왜소하다. 공격수 치고는 적은 1m75의 체격이다. 정통 스트라이커가 아닌 윙어가 본업이다. 이럼에도 김승대는 K-리그 클래식에선 7골로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ACL에서도 5골을 터뜨리면서 아사모아 기안(가나·알아인) 나세르 알 샴라니(사우디아라비아·알힐랄) 바그너 로베(브라질·산둥) 등 아시아 대표 킬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빠른 발과 탁월한 위치 선정으로 상대 수비 뒷공간을 깼다. '라인브레이커'라는 별명이 아깝지 않다. 10월에 열릴 인천아시안게임에 나설 이광종호에도 김승대가 승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사실 김승대의 몸상태는 정상이 아니다. 지난 4월 초부터 발목 통증을 달고 있다. 황선홍 포항 감독의 배려로 체력을 안배해왔다. 최근엔 허벅지 통증까지 겹쳤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계기로 K-리그 클래식이 2달여 간의 휴식기에 들어간다. 황 감독이나 김승대 모두에게 반가운 휴식이다. 황 감독은 "상태를 봐야 알겠지만, 휴식기를 거치면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승대는 "부상 탓에 좋은 상태로 뛰지 못했다. 주사를 맞으면서 참았다"며 "쉬는 기간 치료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북을 상대로 데뷔골을 넣어서 그런지 자신감이 떨어지지 않는다"며 "골 감각이 좋은 상황에서 휴식기에 접어드는 게 한켠으로는 아쉽기도 하다. 하지만 후반기에 몸을 잘 만들어 좋은 상태서 뛰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왕이면 (득점) 1위를 해보고 싶다. 이런 기회가 흔치 않다"고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프로 데뷔 2년 만에 최고의 시즌을 맞았다. 김승대의 무한질주 끝은 과연 어디일까.
포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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