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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에 이명주(24·포항)의 자리는 없었다.
이명주는 10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펼쳐진 전남전 출전을 자원했다. 아픔이 본능을 막진 못했다. 새 역사의 주인공이 됐다. 전남전 전반 26분 선제골로 프로축구 사상 첫 10경기 연속 공격포인트의 대기록을 쏘아 올렸다.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의 기립박수 속에 이명주는 선수들이 태워준 무등을 타고 두 손을 펼친 채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이날 이명주는 선제골을 포함해 1골-2도움을 기록, 팀의 3대1 승리를 견인했다.
이명주는 홀가분한 표정이었다. "무슨 말이 필요하겠나. (주변의 위로보다는) 스스로 가다듬는 게 중요하다." 그는 "1월 전지훈련 때는 좋은 컨디션도 아니었고 준비가 덜 된 상태였다. 대표팀은 상이한 스타일의 선수들이 모이는 곳이다. 개인 실력이 우선 뛰어나야 한다. 아직 내 실력이 미흡하기 때문에 합류하지 못한 것 같다"고 냉정하게 분석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빨리 수습하고 앞으로 내가 해야 할 것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팬과 동료, 코칭스태프 모두 응원해줘 이겨내고 좋은 결과까지 얻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표팀과 포항을 오가며 보낸) 지난 1년은 만족스러웠다. 스스로 성장하는 모습에 기뻤다. 노력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기도 했다"고 후회없는 표정을 지었다.
비온 뒤 땅은 더 굳어진다. 월드컵을 향한 이명주의 도전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포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