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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휘야 일어나, 별게 아니야. 일어나."
잘 나가는 선수라면 꽃을 피우기 시작할 나이인 17세(고등학교 1학년) 때 축구를 시작한 곽태휘의 꿈은 월드컵이었다. 고비마다 부상이 가로막았지만 단 한 번도 월드컵을 머릿속에서 지우지 않았다.
곽태휘는 33세의 노장이 됐다. 결국 종착역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이었다.
먼 길을 돌아왔다. 곽태휘는 최강희호에서 주장 완장을 찼다.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끌었다. 세상은 또 달라졌다. 최종예선을 끝으로 최 감독이 물러나고, 홍명보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곽태휘는 중동-유럽파가 소집되기 시작한 지난해 9월 아이티-크로아티전부터 세 차례 모두 승선했다. 그러나 6경기에서 단 1경기 출전에 불과하다. 9월 10일 크로아티아전(1대2 패) 풀타임 출전이 전부다. 홍명보호의 중앙수비는 홍정호(25·아우크스부르크)-김영권(24·광저우 헝다) 라인으로 굳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그래도 포기할 수 없다. 곽태휘는 주연이 안되면 조연으로 브라질에서 역할이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홍 감독은 최근 곽태휘의 자세를 높게 평가했다. "곽태휘는 내가 오기 전 주장 역할을 했다. 하지만 우리 팀에 와서 경기에 많이 못 나갔다. 그래도 우리 팀에서는 베테랑이다. 얘기를 나눈 후 그가 보여준 모습은 훌륭했다. 양보하며 희생했다."
홍 감독은 최종엔트리 발표 현장에서 "곽태휘는 스쿼드에서 가장 경험이 있는 선수다. 그동안 충분히 얘기했다. 경기에 출전할 수 있을 지, 없을 지 모르지만 요구하는 역할을 충분히 하겠다고 얘기를 했다. 곽태휘도 중요한 선수다.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파주=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