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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따라 잣대도 제각각? 성균관대 핸드볼팀 해체 논란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4-05-07 07:35


◇남자 핸드볼 명문 성균관대가 해체 수순을 밟고 있다. 남자 대표선수로 활약했던 오윤석(왼쪽)이 성균관대 재학 시절이던 지난 2005년 12월 22일 한체대전에서 슛을 시도하고 있다. 스포츠조선DB

성균관대(총장 김준영)의 핸드볼팀 해체 수순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성균관대는 2013~2014년 2년 연속 핸드볼팀 신입생을 받지 않았다. 이로 인해 올해 4학년이 졸업하게 되면 3학년 4명만 남게 되어 사실상 내년부터 대회에 출전할 수 없게 된다. 이를 두고 핸드볼계에서는 '비인기 종목 고사 전략'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성균관대는 2009년부터 '선택과 집중'을 이유로 5개 단체 구기종목(야구 축구 배구 농구 핸드볼)의 성적과 취업률 등을 수치화 해 평가해 낮은 점수를 받는 종목의 신입생을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 결과 2011년 핸드볼과 농구가 1, 2위를 기록해 핸드볼은 2013년, 농구는 2014년부터 신입생을 받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학교 측은 2012년 9월 27일 임시 운영위원회를 열어 돌연 농구팀 존속을 결정했다. 당시 김 총장은 학부모 면담에서 "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학원스포츠에서 성적 지상주의로 운동부를 해체하면 안된다"고 농구팀 존속 배경을 밝혔다. 반면 핸드볼팀에 대해서는 학부모와 핸드볼계가 나서 꾸준히 존속을 건의했으나,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핸드볼계 관계자는 "전국 모든 팀이 참가하는 대회에서 경쟁한 핸드볼과 연세대, 고려대 등 강팀이 빠진 B급 대회에서 우승한 농구를 비슷한 잣대로 두고 점수를 매긴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성균관대 측은 핸드볼의 성적을 두고 "농구보다 참가팀 숫자가 적었다"는 이유로 저평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성균관대 출신인 한선교 프로농구연맹(KBL) 총재가 직접 지원에 나선 농구와 달리 핸드볼을 홀대하고 있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학교 측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이인우 성균관대 스포츠단 행정실장은 "(핸드볼팀)학부모들이 학교를 찾아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정확한 것은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내년 이후 핸드볼팀 운영에 대해서도 "특별히 말할 부분이 없다. 정확한 사항이 어떻게 진행되는 지 모른다. (핸드볼팀) 감독과 이야기를 해보라"고 대답을 회피했다. 최태섭 성균관대 핸드볼팀 감독은 "인기와 성적에 의해 팀의 존폐가 결정되는 것 같은 느낌"이라며 "당장 운동을 그만둬야 하는 학생들 앞에 고개를 들기 힘들다"고 침통해 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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