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홍명보호의 눈' 채봉주 분석관이 밝히는 비디오분석이란?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4-05-07 13:19


축구대표팀 지원스태프 미디어데이 행사가 7일 파주 축구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렸다. 채봉주 비디오분석관이 비디오분석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파주=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2014.05.07/

비디오분석관은 2002년 한-일월드컵을 통해 본격적으로 국내에 소개된 직종이다.

이란계 미국인 압신 고트비(현 시미즈 감독)의 비디오분석기술이 히딩크호 4강 신화에 일조하면서 중요성이 커졌다. A대표팀도 이 때부터 비디오분석기술을 각 대회마다 활용 중이다. 지도자 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플레이 특성을 짚어내고 전술을 분석하는 비디오분석관은 축구 팬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은 꿈꿔봤을 꿈의 직업이다. 이에 대해 채봉주 비디오분석관(34)은 어떻게 생각할까. "보기는 좋아 보이지만, 극한직업이에요."

대표팀 소집과 함께 전쟁이 시작된다. 요즘에는 코칭스태프 뿐만 아니라 선수들까지 영상 자료를 요청한다. 미팅에 국한되지 않는다. 오전, 오후 훈련 사이에 남는 시간에도 영상 자료를 의뢰 받는다. 비디오 분석을 중시하는 홍명보 감독의 경우 선수들의 경기 뿐만 아니라 훈련 영상까지 중요시하기 때문에 쉴 틈이 없다. 채 분석관은 "새벽 1~2시에 작업이 끝나면 그날은 일찍 잠이 드는 편이다. 대개 새벽 3시나 4시가 되어야 자는 편이다. 대신 선수들과 똑같은 오전 일정을 소화한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요즘엔 손흥민이 영상을 자주 요청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본인의 플레이 뿐만 아니라 전체 경기 영상도 자주 요청하는 선수"라고 귀뜸했다.

그렇다고 준비에 소홀할 수는 없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 상대국 분석은 이미 마무리 됐다. 본선에서 상대할 러시아 알제리 벨기에가 지난해 2월부터 치른 경기 영상을 홍 감독과 코칭스태프에게 이미 전달해놓은 상태다. 팀당 11~12경기의 영상을 전후반 90분 뿐만 아니라 세트플레이, 선수별로 정리해놓았다. 잠자는 시간을 줄이면서 얻은 치밀한 분석의 결실이다. 하지만 선수들이 소집되면 또 다른 전쟁의 시작이다.

브라질월드컵에서는 지원군이 합류한다. K-리그 클래식 부산의 데니스 전력분석관과 호흡을 맞출 계획이다. 채 분석관이 선수단을 전담하고, 데니스 분석관이 상대국 전력 분석을 맡을 예정이다.

채 분석관은 이번 브라질월드컵이 '월드컵 데뷔전'이다.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선수들이나 코칭스태프가 '영상 잘 봤다' '영상 좋더라'는 말을 할 때가 가장 뿌듯하다"며 "첫 월드컵이기 때문에 긴장되지만, 항상 해왔던 일이다.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파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