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D-데이다.
최종 명단에 자신의 이름이 녹아있다는 평가에 김신욱의 마음은 편할까. 그렇지 않다.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앞선다. 심리적 압박감에 짓눌려 경기력까지 영향을 받았다. 4월의 저주에 걸렸다. 최근 8경기 연속 단 한 골도 터뜨리지 못했다. 김신욱의 득점포가 끊긴 것은 3월 29일 FC서울전 이후부터다. 멀티골을 쏘아올린 뒤 좀처럼 골 감각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7일 상주전에선 페널티킥까지 놓쳤다. 30일 숭실대와의 FA컵 32강전에선 전반 45분만 소화했다. 그러나 공격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했다.
모두가 답답하기만 하다. 3월 열린 9경기에서 7골을 폭발시키며 최고의 주가를 올리던 선수가 한 달만에 슬럼프에 빠진 이유가 궁금했다. 떨어진 체력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시즌을 버텨낼 수 있는 동계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탓에 K-리그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는 살인 일정 속에서 정상적인 체력 회복이 이뤄지지 않았다. 또 브라질-미국 A대표팀 전지훈련 이후 개인 트레이너와의 체력 훈련도 중단됐다. 체력 회복에 대한 루틴이 깨지자 예민한 성격인 김신욱의 회복력이 떨어졌다. 체력 저하는 집중력을 떨어뜨렸고, 스트라이커에게 가장 중요한 골결정력 부재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득점 가뭄에서 벗어날 경우 홍 감독의 고민도 덜어줄 수 있다. 최종엔트리에 포함될 예상 스트라이커 자원 중 박주영은 봉와직염에서 회복, 몸 상태와 실전 감각을 회복 중이다. 또 다른 스트라이커 후보인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의 득점 소식은 요원하다. 공격형 미드필더 후보로 꼽히고 있지만 언제든지 최전방 공격수로 전환할 수 있는 이근호(상주)도 잔부상으로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김신욱만이라도 남은 8일간 컨디션과 골 감각을 정상으로 회복시킨다면, 대표팀 주전경쟁에 대한 입지를 확실히 다질 수 있을 것이다.
남은 K-리그 클래식 두 경기에서 목숨이라도 걸어야 하는 김신욱이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