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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리람의 '검은 유니폼 착용'은 결국 해프닝으로 마무리 됐다.
부리람의 뜻은 아쉽게 이뤄지지 못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규정상 홈 팀의 유니폼 배색과 겹치는 색깔을 사용할 수 없다. 부리람이 검은 유니폼을 착용하게 되면, 포항의 검붉은 유니폼과 구분이 어려워 질 수밖에 없다. 절차상의 문제도 있었다. 포항 구단 관계자는 "'경기 전 특별한 의식이나 행사를 위해선 아시아축구연맹(AFC)의 허가를 득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부리람이 이 절차를 거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AFC는 양 팀이 23일 경기 전 희생자를 애도하는 묵념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허락했다. 포항 구단 측은 "부리람이 16강행에 모든 신경을 집중하는 상황임에도 우리의 아픔에 동참하려는 모습을 보고 적잖이 놀랐고, 감동을 받았다. 승부를 떠나 감사한 일"이라는 뜻을 드러냈다.
전국적인 애도 분위기다. 포항도 희생자 및 실종자 가족을 돕기 위한 성금을 기탁하는 등 온정의 손길에 동참 중이다. 그러나 '검은 완장' 착용에는 신중한 분위기다. "희생자들도 있지만, 아직 실종자가 더 많다. 희망이 아직 남아 있는데 조의를 표하는 검은 완장을 차기는 시기상조 아닌가 싶다." 모두와 마찬가지로 포항도 기적을 믿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