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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구단으로 큰 꿈을 안고 출발했던 성남FC가 창단 4개월 만에 위기에 봉착했다.
예고된 수순이었다.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다. 창단 과정에서 대표이사가 선임되기 전에 감독 선임 소식이 먼저 들려왔다. 감독 선임 과정도 구설수에 올랐다. 국회의원 A씨의 개입설이 무성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구단에는 공존할 수 없는 '두 개의 태양'이 떠있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대표이사와 베테랑 감독의 불편한 관계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일각에서는 박 감독의 최종 징계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이재명 성남시장이 중심을 잡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구단은 박 감독의 최종 징계를 신속하게 처리하려고 했다. 그러나 최종 결정권자인 성남시에서 징계에 대한 책임을 구단에 떠넘겼다는 얘기도 나돌았다. 성남 구단주인 이 시장은 자신의 손으로 뽑은 박 감독을 경질하기 어렵고, 경징계로 넘어가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에 성남시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구단에서 결정해 구단주에게 보고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성남이 모범적인 시민구단으로 태어나기 위해선 환골탈태가 절실하다. 믿음없는 프런트와 선수단의 파워 게임, 성남시의 뒷짐 행정은 또 다른 비극의 시작이 될 것이다. 결국 희생양은 성남 팬들이다.
후임 사령탑 선임 과정은 달라진 성남을 보여줄 수 있는 반전 열쇠가 될 것이다. 학연, 지연을 벗어난 감독 선임과 올바른 의사결정으로 팬들에게 재평가받을 수 있다. 현재 후임 감독으로는 조광래 전 A대표팀 감독과 신태용 전 성남 감독이 하마평에 올라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