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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박한 FC서울, '골문의 저주' 하늘이 도왔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4-04-17 07:42


FC서울 김진규가 16일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조 센트럴코스트 매리너스(호주) 원정 경기가 진행된 센트럴코스트 스타디움(Central Coast Stadium)에서 결슬골을 넣은 후 최용수 감독과 악수를 하며 활짝 웃고 있다.2014.04.16.호주 센트럴코스트=사진공동취재단.

FC서울은 절박했다.

그러나 운명이 야속했다. 전반 20분 차두리의 강력한 오른발 슈팅이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9분 뒤에는 하파엘이 때린 회심의 왼발 슈팅이 골키퍼의 손끝에 걸렸다. 전반 31분 김치우, 전반 37분 에스쿠데로의 슈팅은 골대를 살짝 빗겨갔다.

원정 부담을 느끼는 것은 사치였다. 무대는 중요하지 않았다. 후반 10분 고요한이 교체투입된 후 파상공세는 더 매서웠다. 17분 고요한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고요한은 슈팅 대신 문전으로 쇄도하는 에스쿠데로에게 볼을 넘겼다. 에스쿠데로는 수비수를 따돌린 후 슈팅을 날렸지만 골커퍼 손에 막혔다. 20분에는 윤일록이 노마크 헤딩슛을 시도했지만 또 다시 골문을 벗어났다. 22분에는 고요한이 이상협의 감각적인 스루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일대일로 다시 맞섰으나 슈팅은 골키퍼에 살짝 걸려 골문을 빗나갔다.

이쯤되면 '골문의 저주'였다. 절호의 기회는 번번이 허공으로 날아갔다. 설상가상 후반 34분 고요한이 왼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교체됐다.

서울은 K-리그 클래식 12개팀 가운데 11위로 떨어졌다. 최근 4경기 연속 무승(2무2패)이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에선 F조 최하위(승점 5·1승2무1패)에 위치해 있었다. F조의 선두가 센트럴코스트(승점 6·2승2패)였다. 다만 승점 차는 1점에 불과했다. 산프레체 히로시마(일본), 베이징 궈안(중국)이 나란히 승점 5점이었다. 서울은 승자승에서 밀렸다.

역시 가장 큰 현안이 골결정력이었다. 서울은 ACL에선 6득점-5실점을 기록 중이었다. K-리그에선 8라운드까지 5득점에 그쳤다. 클래식의 경우 경기당 평균 0.63득점이다. 서울의 힘겨운 행보도 골 때문이었다.

골 문턱을 넘지 못하고 다시 무득점에 그치는 듯 했다. 경기 시간은 후반 45분에서 멈췄고, 추가 시간 3분이 주어졌다. 그 순간 기적이 일어났다. 경기 종료 직전 천운이 찾아왔다. 김진규가 크로스한 볼은 90분내내 신경질적인 플레이를 펼치던 주장 허친슨의 발을 맞고 그대로 골문안으로 빨려들어갔다. 마침표였다.

서울이 16일(한국시각) 호주 고스퍼드의 센트럴코스트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4년 ACL 조별리그 F조 5차전 센트럴코스트와의 원정경기에서 1대0으로 승리했다. 지난해 ACL에서 준우승한 서울은 최악의 위기에서 탈출, 16강 진출에 청신호를 켰다. 승점 8점을 기록, 센트럴코스트를 따돌리고 선두로 올라섰다. 이날 베이징과 히로시마는 2대2로 비겼다. 두 팀은 센트럴코스트와 함께 승점 6점을 기록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우리가 그간 승리가 없어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렇지만 나는 선수들이 해낼 것이라고 믿었다"며 "오늘은 이긴다고 확신했다. 선수들도 마지막까지 투혼을 발휘했고 그 마음이 마지막에 극적인 결과를 낳은 것 같다"고 말했다.

조별리그 최종전 상대는 베이징이다. 서울은 23일 베이징을 홈으로 불러들인다.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오른다. 베이징전에 앞서 20일에는 ACL 진출을 이미 확정지은 K-리그 디펜딩챔피언 포항과 격돌한다.

최 감독은 "포항전은 차분히 평정심을 찾고 준비하겠다. 주말 포항과의 경기가 많이 기대된다. ACL에서는 여전히 혼전중이다. 장담해서는 안 된다. 베이징전에서도 전력투구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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