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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희일비하지 않는 부모님이 중요하다."
홍 감독은 자신이 축구선수가 된 일화부터 소개했다. 홍 감독은 "초등학교 때 축구를 좋아했다. 그런데 축구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4학년 때 축구부가 생겨 축구부에 들어가려고 했는데 부모님께서 반대하셨다. 지금은 축구가 전세계적인 종목이지만, 과거에는 운동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셨던 부모님들이 많았다. 특히 나는 2대 독자다. 당시 할머님께서 2대 독자를 힘든 운동을 시켜서 힘들게 키우려고 하냐고 하셨다. 그러나 5학년 때 내가 하고 싶었던 축구를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축구를 못했던 1년 사이 부모님께서는 무엇을 보고 축구를 시키셨을까. 마음에서 축구를 놓지 않고 있던 열정을 보셨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홍 감독은 유년시절 키가 작았고, 체격도 왜소했다. 콤플레스였다. 축구선수로 성장하기에는 좋지 않은 신체조건이었다. 당시 홍 감독의 부모도 같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러나 홍 감독의 부모는 절대 티를 내지 않았다. 홍 감독은 "우리 부모님은 나의 아픔을 마음에 묻고 나의 선택을 기다리셨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부모의 역할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홍 감독은 "내가 동북고 시절 어머니께서 말없이 학교에 와서 보약을 해주셨다. 합숙 때는 40분 거리를 매일 와주셨다. 성격이 내성적이라서 모든 사람들이 있을 때는 보약을 먹지 않았다. 그런 나를 위해 부모님은 기다려주셨다. 그래서 고등학교 때 키가 많이 컸다"고 회상했다. 또 "대학 진학시 어머니께서 교통사고를 당하셨다. 7~8월 대학에 진학해야 하는데 뇌수술을 두 번 하셨다. 그래도 머리를 깎으시고 학교에 오셔서 진로를 상담했다. 당시 3개팀을 갈 수 있었다. 어머니께서는 'A'라는 학교를 가야한다고 하셨다. 그곳에서 주전자를 들어도 'A'학교에 가라고 하셨다. 당시 나는 그 학교에 가기에는 내 실력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겁이 났다. 그래도 부모님은 나를 알았다. 축구를 시작하면서 부모님은 자신의 아이를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자신의 인생을 선택하고 판단하는 것은 자식에게 달려있다는 것이다. 홍 감독은 "우리 부모님은 8년간 두 번의 결정만 하셨다. 축구를 할 수 있게 허락을 한 것이고, 대학 진로를 결정하셨다. 난 그 안에서 당당하고 선택하고 책임감을 짓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었다. 모든 것이 옳지 않았다. 그러나 옳지 않은 선택도 부모님이 존중해주셨다"고 했다.
지도자가 보는 좋은 부모는 어떤 부모일까. 일희일비하지 않는 부모라고 단언했다. 홍 감독은 "나는 부모님에게 의지하지 않았다. 축구는 선택이다. 본인이 선택하고 판단하지 않으면 좋은 선수가 되지 못한다. 항상 바르지 않은 선택을 한다면 좋은 선수가 될 수 없다. 이런 점을 잡아주는 부모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했다.
결국 '원팀'의 기초를 이루는 것은 인성이었다. 홍 감독은 "인성 이후 배려가 나온다. 배려심이 팀 안에 들어오는 것을 원한다. 그것이 원팀이다. 출전선수가 뛰지 않는 선수의 마음을 이해하고, 출전하지 않는 선수도 출전선수가 잘해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원팀이다. 상호존중과 배려가 가능성을 키운다"고 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