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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려다 그런건데요. 뭐~"
동료들이 힘을 줬다. 고개를 숙일 틈도 주지 않았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이 용의 손을 잡아줬다. 이 용은 "다들 괜찮다고 다독여줬다. 수원전에 이어 전남전에서 또 자책골이 들어가자 에스티벤이 다가오더니 옆에서 웃더라. 나도 웃었다. 선수들이 먼저 와서 괜찮다고 해주니까 추가골만은 내주지 말자는 생각을 갖고 경기에 임했다"고 했다. 이어 "전남전 끝나고 라커룸 갔더니 득점 선두라고 놀리더라"고 웃었다. 현재 K-리그 클래식 득점 선두는 2골을 기록 중이다. 박 감독도 자책골을 빼고 좋은 경기를 펼친 이 용에 엄지를 치켜올리며 기를 살려줬다.
이 용은 원래 '쿨'한 스타일이다. 지난해 10월 강원전에서 생애 처음으로 자책골을 기록했을때도 흔들리지 않았다. 이번에도 쏟아지는 인터뷰 요청을 거절하지 않고 모두 다 했다. 이 용은 "피할 이유가 없다. 이 관심을 실력으로 이어나가면 된다"고 했다. 다만 가족은 다르다. 아버지는 지난 6개월 사이에 3번의 자책골을 기록한 아들이 걱정됐다. 이 용은 "아버지가 전남전이 끝나고 전화를 하셨다. '굿이라도 해야하는게 아니냐'고 걱정하시더라. 어쩔 수 없는 일이었으니까 걱정하시지 말라고 다독여 들였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