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가 올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4번째 패배를 당했다. 강등권에서 머물던 바야돌리드와의 2013~2014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27라운드 원정경기에서 0대1로 무너졌다. 바르셀로나(승점 63)는 프리메라리가 3위로 추락하며 레알 마드리드(승점 64·골득실 +47),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승점 64·골득실 +42)와의 우승 경쟁에서 한발 뒤쳐졌다.
바르셀로나는 이날 베스트 멤버를 총출동시켰다. 네이마르, 리오넬 메시, 페드로가 스리톱을 형성했고, 세스크 파브레가스, 세르히오 부스케츠, 사비 에르난데스가 중원에 포진했다. 아드리아누,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헤라르드 피케, 다니 아우베스 등 수비라인도 주전이 총출동했다. 경기 내용도 우세했다. 75%의 볼점유율을 기록하며 압도적으로 경기를 이끌었고, 슈팅수도 13차례나 됐다. 그러나 바르셀로나는 한골도 넣지 못하고 무너졌다.
더 큰 문제는 바르셀로나의 최근 분위기다. 바르셀로나는 최근 6번의 리그 경기에서 3승3패에 그쳤다. 지난 몇년간 최악의 모습이다. 바르셀로나의 부진에 여러 원인들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선수들은 "우리의 태도가 잘못되었다", "반성이 필요하다"며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타타 마르티노 바르셀로나 감독은 정신력 보다는 경기력 자체에 초점을 맞췄다. 마르티노 감독은 "정신 자세의 문제는 아니었다"고 전제한 뒤, "바르셀로나를 다른 팀들과 구별시켜주는 경기 감각을 상실했다. 통상적으로 보여줬던 뛰어난 공격 전개와 패스 말이다. 우리는 이로 인해 특별한 경기를 펼치는데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바르셀로나는 특유의 창의적이면서도 견고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물론 바야돌리드전에는 변명의 여지가 있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5일 A매치 기간에 대표팀에 소집되어 경기를 치렀다. 장거리 비행과 주중 경기에 따른 체력적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지난 3패를 모두 설명할 수 없다.
일단 수비라인이 흔들리고 있다. 피케의 부진 여파가 크다. 피케는 맨유에서 복귀한 이래 바르셀로나의 핵심수비수로 활약했다. 탁월한 패싱력을 앞세운 공격전개 뿐만 아니라 수비력 역시 뛰어났다. 그러나 올시즌은 다르다. 집중력이 저하되며 잦은 실수를 범하고 있다. 일부 바르셀로나 팬들은 바야돌리드전 이후 피케를 향해 험담을 퍼부은 후 동전을 던지기도 했다. 피케 때문에 팀이 무너지고 있다는 항의의 뜻이었다. 네이마르가 후반기 들어 기세가 떨어지고 있다는 점도 악재다. 전반기 도우미로 활약하며 메시의 짐을 덜어주던 네이마르는 부상과 부진을 이어가며 후반기 주춤하고 있다. 여기에 이적료 스캔들까지 더해지며 심적으로 흔들리고 있다. 구단 회원인 호르디 카세스의 의혹제기로 불거진 네이마르 이적료의 진실공방은 산드로 로셀 회장의 사퇴와 무려 1350만유로(약 200억원)의 과징금 납부로 이어졌다. 네이마르는 대표팀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펄펄 날고 있는 것과 달리 바르셀로나에서는 침묵을 거듭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마르티노 감독의 경질설까지 나왔다. 전술과 선수단 장악력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사비 등 선수들은 마르티노 감독 지키기에 나섰지만, 부진이 계속되며 쉽게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워낙 기본전력이 탄탄한 팀이기 때문에 반전의 계기만 마련할 수 있다면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반전의 무대는 13일 맨시티와의 2013~2014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1차전에서 2대0 승리를 거뒀지만, 맨시티는 만만치 않은 상대다. 홈에서 시원한 승리를 거둔다면 바르셀로나를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가 잠잠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