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구황제' 펠레도 놀래킨 알제리였다.
알제리는 1월 감독과 축구협회의 불협화음으로 혼란스러운 분위기였다. 경기력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불안 요소였다. 기우였다. 선수들은 전혀 동요되지 않아 보였다.
바히드 할리호지치 알제리 감독은 4-5-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엘 아르비 수다니를 원톱에 둔 할리호지치 감독은 미드필드에 5명(이슬람 슬리마니, 나빌 벤탈렙, 사피르 타이데르, 메흐디 모스테파, 압델무멘 자부)을 배치시켰다. 포백 수비라인은 파우치 굴람-마지드 부게라-리아신 카다무로-아이사 만디로 구성됐다. 골키퍼는 모하메드 젬마모예로 낙점했다.
압박도 뛰어났다. 알제리는 활발한 포어체킹(전진 압박)에다 2선 미드필더들의 강한 압박이 조화를 이뤘다. 거칠기도 했다. 아프리카 팀이 아닌 유럽 팀과 비슷했다. 때로는 투박할 정도로 거칠었다. 거친 플레이가 계속될 경우 심리적인 면에서 말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샐 틈 없는 수비도 인상적이었다. 신체조건도 뛰어난 수비수들은 제공권과 몸싸움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다. 프랑스 아작시오 출신 수비형 미드필더 모스테파는 수비 시 포백 수비라인에 가세해 순간적으로 파이브백을 구축, 철벽 방어에 힘을 보탰다.
신구조화도 잘 이뤄져 있었다. 좌측 풀백 굴람(23·나폴리)을 비롯해 공격형 미드필더 리아드 부데부스(24·바스티아), 야친 브라히미(24·그라나다), 타이데르(22·인터밀란), 이샥 벨포딜(22·리보르노) 등 젊은 피들은 유럽 명문 팀에서 잘 성장해 대표팀의 주축으로 활약하고 있다. 폭발적인 드리블, 정교한 크로스, 출중한 개인 기량은 '명불허전'이다.
알제리가 더 무서운 것은 아직 100%의 전력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번 슬로베니아전에는 스페인 발렌시아 출신 미드필더 소피앙 페굴리가 치아 수술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그러나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3개월여 뒤 페굴리가 가세하면, 중원은 더 견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