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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하고 치열했던 구자철-박주호 VS 손흥민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4-03-02 14:57



냉정한 그라운드 위에서 국가대표 선후배 관계는 없었다. 코리안 더비에서 치열한 승부가 펼쳐졌다.

2일(이하 한국시각) 독일 레버쿠젠 바이 아레나에서 구자철-박주호의 마인츠와 손흥민의 레버쿠젠이 만났다. 세 선수 모두 선발출전했다. 구자철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박주호는 수비형 미드필더, 손흥민은 왼쪽 윙포워드로 나섰다. 구자철과 박주호는 적극적인 중원싸움을 펼쳤고, 손흥민은 포지션과 상관없이 중앙과 측면을 오갔다. 동선이 겹치다보니 자연스레 코리안 분데스리거가 충돌하는 장면이 만들어졌다. 후반 20분 역습 과정에서 구자철이 터닝 동작으로 드리블을 이어가려던 순간 손흥민이 달려들어 저지해 구자철은 넘어뜨렸다. 주심은 곧바로 손흥민에게 옐로카드를 꺼내들기도 했다. 구자철에게는 아찔한 순간이 지나가기도 했다. 볼을 경합하다 시몬 롤페스의 몸통에 머리를 부딪히며 쓰러졌다. 기절한 듯 미동 없이 누워 있던 구자철은 빠른 의료진들의 대처와 진단으로 아무 탈 없이 일어서 보는 이들의 마음을 쓸어내리게 했다. 후반 25분 마인츠는 구자철을 보호차원에서 교체 아웃시켰다.

세 선수가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펼친 이유가 있다. 이번 일전은 양 팀에게 매우 중요했다. 마인츠는 유럽 클럽대항전 진출을 노리고 있다. 분데스리가는 5, 6위팀에 유로파리그 티켓이 주어진다. 2승1무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마인츠가 '강호' 레버쿠젠를 꺾는다면 유로파리그 진출에 한발 더 다가서게 된다. 레버쿠젠은 상황이 더 절박하다. 이날 경기전까지 4연패에 빠졌다. 유럽챔피언스리그 티켓까지 놓칠 위기에 놓였다. 두 팀 모두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결과는 마인츠의 승리로 끝이 났다. 마인츠는 전반 37분 터진 에릭 막심 추포-모팅의 골을 끝까지 잘 지켰다.

구자철 박주호 손흥민은 이날 경기에서 투지 뿐만 아니라 가장 돋보이는 플레이를 펼쳤다. 독일 일간지 빌트는 경기 후 세 선수에게 높은 평점을 안겼다. 빌트는 1~5점으로 평점을 매기며, 낮을수록 활약이 뛰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구자철과 박주호는 평점 3점을, 손흥민은 4점을 받았다. 구자철과 박주호는 2점을 받은 니콜체 노베스키 다음으로 높은 평점을 받았다. 손흥민은 레버쿠젠 필드플레이어 중에 가장 높은 평점을 받았다. 손흥민은 무기력했던 레버쿠젠의 공격을 이끌었다. 결정적인 찬스도 여러차례 만들어냈다. 마인츠 수문장 로리스 카리우스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골을 기록할수도 있었다.

치열한 코리안 더비를 마친 구자철 박주호 손흥민은 6일 열리는 그리스와의 친선경기에 나설 예정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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