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L]'3수' 나선 포항 '포를란은 없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4-02-24 08:47


◇지난해 3월 12일 분요드코르와의 2013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본선 조별리그 경기를 앞두고 훈련 중인 포항 선수단. 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사진공동취재단

벌써 세 번째 도전이다.

포항은 2년 동안 아시아 무대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2012년과 2013년 연속으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본선 무대에 진출했다. 그러나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조직력은 합격점이었지만, 고비를 넘지 못했다. 2009년 ACL 우승의 빛은 점점 희미해졌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지도자 인생 최대 목표 중 하나가 ACL이라고 공공연히 밝혀왔다. 그러나 ACL에서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올해 포항은 ACL '3수'에 나선다. 포항은 25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세레소 오사카(일본)와 ACL 본선 조별리그 E조 1차전을 치른다. 6경기를 펼치는 조별리그 첫 판 홈 경기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지난해 K-리그 클래식과 FA컵 더블로 기세를 올린 포항은 승리 만을 바라보고 있다.

세레소 오사카, 포를란 효과에 급성장

상대인 세레소 오사카의 전력이 만만치 않다. 세레소 오사카는 지난해 J-리그 4위에 그쳤으나, 요코하마 F.마리노스의 일왕배 우승으로 ACL 출전권을 얻었다. 2011년 8강 진출에 이은 두 번째 도전이다. 지난해 까지만 해도 공격수 가키타니 요이치로에 상당 부분 의존하는 공격력으로 큰 위협이 되진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이달 초 프리메라리가 득점왕 2회, 2010년 남아공월드컵 골든볼(최우수선수상)의 주인공 디에고 포를란(우루과이)을 영입하면서 전력이 급상승 했다. 포를란 영입 이후 세레소 오사카는 화제를 몰고 다닌다. 훈련장마다 팬들이 몰려 다니고 일본 언론의 관심 역시 대단하다. 이번 포항 원정에도 세레소 오사카 서포터스 2000여명이 스틸야드를 찾는다. 포항 구단 관계자는 "잘못하면 안방에서 원정처럼 경기를 치를 수도 있겠다"고 근심을 드러낼 정도다.

제로톱과 관록으로 깬다

황 감독은 오히려 이런 세레소 오사카가 반갑다. "세레소 오사카가 포를란을 영입한 뒤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런 팀과의 싸움은 언제든 환영한다." 강팀과의 맞대결에서 더욱 강했던 추억을 떠올리고 있다. 추억에 기대는 것 만은 아니다. 전력에 대한 자신감도 있다.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외국인 선수가 없는 스쿼드 속에서 조직력은 오히려 강화됐다. 바람을 일으켰던 제로톱을 다시 꺼내 들었다. 이명주 조찬호 김승대 고무열 등 주력 자원들이 수시로 상대 수비진을 흔드는 전술로 세레소 오사카전을 치를 것으로 전망된다. 부족한 백업 자원은 지난 시즌 힘을 발휘했던 주력 선수들의 멀티 능력으로 커버할 계획이다. 황 감독은 "세레소 오사카의 전력이 지난 시즌보다 더 좋아졌다고 알고 있다. 시즌 첫 경기인 만큼 더욱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면서도 "지난해 ACL 첫 경기였던 베이징전에서도 만만치 않은 상대를 만나 오히려 경기를 주도했다. 승리는 얻지 못했지만, 그 기억이 이번 세레소 오사카전에 나서는 선수들에게 자극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장 황지수 역시 "첫 경기의 중요성은 모두가 잘 알고 있다. 세레소 오사카가 좋은 팀이기는 하지만, 우리도 그에 못지 않다. 제 실력을 발휘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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