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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겠습니다."
하늘이 야속했다. 13일 오전부터 포항에는 다시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눈을 치워 놓은 송라클럽하우스 그라운드에는 다시 눈이 수북하게 쌓였다. 하루 종일 추위와 싸우며 벌인 작업의 성과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허탈함을 감출 수 없었다. 선수단이 아침 일찍 고흥으로 떠나 오후부터 훈련에 돌입할 수 있게 된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포항 구단 관계자는 "고흥은 (그라운드 사정이) 괜찮다는 연락을 받았다. 노력이 물거품이 되어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훈련을 시작할 수 있게 되어 다행 아닌가"라고 말했다.
물론 걱정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선수단이 마냥 고흥에 머물 수는 없는 일이다. 1주일 간 훈련한 뒤 송라클럽하우스로 복귀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때까지 송라클럽하우스 그라운드가 정비될 지는 미지수다. 이미 내린 눈의 양이 상당한데다, 14일까지는 눈이 계속 내린다는 예보가 있기 때문이다. 포항 관계자는 "이제는 하늘에 맡길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웃으며 "다음 주 선수단 복귀 시점까지는 송라클럽하우스에서 훈련 진행에 무리가 없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황 감독은 "첫 경기(세레소 오사카) 전까지 훈련 시간이 많지 않다"고 근심을 드러내면서도 "천재지변을 막을 수가 있나. 최선을 다해 훈련하고 돌아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