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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女쇼트트랙 대표팀의 스마트한 스마트폰 사용법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4-02-11 07:12


9일 오후(한국시간)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스케이팅 훈련장에서 한국 쇼트트랙 선수들의 훈련이 열렸다. 최광복 코치(왼쪽부터)가 김아랑, 김윤재와 스타트 경쟁을 벌이고 있다.
소치(러시아)=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2.08.

"상대팀도 우리를 많이 연구한다. 선수들과 더 단단하게 준비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말씀 안드리겠다."

최광복 쇼트트랙 여자대표팀 코치는 출국 직전 인터뷰에서 말을 아꼈다. 백마디 말보다 결연한 눈빛에서 강한 자신감이 전해졌다. "좋은 예감이 있으신 것같다"는 말에 싱긋 웃었다. 지난 밴쿠버동계올림픽 '노골드'의 한을 풀겠다는 일념으로 똘똘 뭉쳤다. 박승희(22·화성시청) 김아랑(19·전주제일고) 심석희(17·세화여고) 공상정(18·유봉여고) 조해리(28· 고양시청)가 뛰는 '신세대' 여자 쇼트트랙대표팀의 경쟁력은 '스마트폰'이다.


9일 오후(한국시간)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스케이팅 훈련장에서 한국 쇼트트랙 선수들의 훈련이 열렸다. 최광복 코치가 김아랑과 코너에서의 몸싸움 훈련을 하고 있다.
소치(러시아)=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2.08.
스마트폰으로 전술 연구

최 코치는 자타공인 '호랑이선생님'이다. 실수 한번에 메달의 운명이 좌우되는 냉혹한 얼음판에서 최 코치는 악역을 자임해왔다. 4년전 밴쿠버에선 훈련장면을 찍어가는 중국 스태프에게 물병을 투척해 이슈가 됐다. 밴쿠버동계올림픽 직후인 2010~2011년 러시아대표팀 코치로 일했다. 선수들에게 벌칙으로 트랙 30바퀴를 돌게 했다는 이유로, 팀에서 해고됐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다. 훈련장에선 선수들과 길게 말을 섞지 않는다. 인정사정 봐주지 않겠다는 뜻이다. 예민한 10대 여자 선수들을 다루는 법을 알고 있다.

신세대 선수들과의 소통 수단은 주로 스마트폰 문자다. 스마트폰 메신저로 아침부터 밤까지 소통한다. 최 코치는 중국 등 라이벌팀의 동영상을 제자들과 수시로 공유한다. 상황별 과제를 제시한다. "(심)석희야, 이 상황에서 상대를 제치려면 어떻게 해야겠어?" 코치의 질문에 선수들은 스스로 고민하고, 스스로 답을 찾아낸다. 연습을 통해 이론을 확인한다. 스마트폰을 통한 '스터디'는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힘이다.


9일 오후(한국시간)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스케이팅 훈련장에서 한국 쇼트트랙 선수들의 훈련이 열렸다. 심석희(오른쪽부터)와 신다운 등 선수들이 힘차게 트랙을 돌고 있다.
한국은 이번 소치 올림픽에 아이스하키를 제외한 6개 종목에 동계 올림픽 사상 최대 규모인 선수 71명을 파견했다. 임원 49명을 포함한 선수단 규모도 120명으로 역대 최대. 역대 최대 규모의 선수단을 파견하는 한국은 메달 12개(금 4개·은 5개·동 3개)를 수확, 2006년 토리노·2010년 밴쿠버 대회에 이어 3회 연속 종합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소치(러시아)=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2.08.
스마트한 소통, 가족같은 팀워크

쇼트트랙 대표팀의 관계도는 끈끈하다. 남녀 대표팀의 주전인 박승희와 박세영은 남매다. 남자대표팀 맏형 이한빈과 박승희는 연인이다. 이한빈과 박세영은 룸메이트다. 이들을 중심으로 대표팀 선수들은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태릉선수촌 밖에서도 이들은 동고동락한다. '빙상 삼남매' 박승주 박승희 박세영의 집은 경기도 화성의 아파트다. 같은 아파트 단지에 선수단을 위한 또 하나의 아지트를 마련했다. 주말 짧은 외박 기간동안, 지방에 사는 남자선수들은 함께 이 집에서 생활한다. 전주 출신의 여자쇼트 에이스 김아랑은 박승주, 승희 남매의 집에서 함께 지낸다. '아들' 박세영은 남자선수 숙소로 건너가 함께 생활한다. 일종의 '쇼트트랙 가족 공동체'다. 동료인 동시에 가족인 이들의 팀워크는 끈끈할 수밖에 없다. 링크 안팎에서 서로를 친형, 친동생처럼 살뜰히 챙긴다.

'빙상 삼남매'는 스마트폰 메신저에 개설한 '가족방'을 통해 아빠 엄마와 수시로 소통한다. 마음의 평안을 얻는다. 물론 '쇼트트랙 대가족' 방은 따로 있다. 10여 명이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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