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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트라이커' 임채민의 미션 '호랑이굴서 살아남기'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4-02-05 13:57


성남 임채민. 안탈리아(터키)=김진회 기자

2013년, 프로 1년차로서 나쁘지 않은 추억이었다. 6월 주전 수비수의 부상을 틈타 출전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시즌 끝까지 주전멤버로 활약했다. 21경기를 뛰었다. '수트라이커(수비수+스트라이커' 족보에도 이름을 새겼다. 중앙 수비수이면서도 3골을 터뜨렸다. 무한 잠재력을 보여준 시즌이었다. 5일(한국시각) 터키 안탈리아에서 새시즌을 대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임채민(24)은 "정신없이 빠르게 한 시즌이 지나갔다"고 회상했다.

우여곡절의 데뷔시즌이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퇴장 징계 감면 해프닝이었다. 7월 7일 FC서울전에서 전반 27분 득점기회 방해라는 이유로 퇴장을 당했다. 그러나 프로축구연맹의 사후 동영상 분석에 따른 출전 정지와 감면 제도가 실시된 이후 퇴장 오적용의 첫 수혜를 입은 선수가 됐다. 임채민은 "지난시즌에는 경기할 때 좀 욱하는 면이 없지 않았다. 팀이 상위 스플릿 경계선을 왔다갔다 하는 상황이었다. 경기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서 나도 모르게 흥분되고 컨트롤하지 못했던 것 같다. 경험도 부족했다"고 전했다.

2년차가 된 임채민은 반전을 노리고 있다. 멋모르던 야생마처럼 뛰어다니던 신인의 옷를 벗었다. 그는 "지난해보다는 뭔가 여유가 생긴 것 같다. 한 살 더 먹었으니 심리적으로 더 여유로워질 것 같다"고 설명했다.

터키 동계훈련에서 임채민의 미션은 '호랑이굴에서 살아남기'다. 무한경쟁 체제를 선언한 박종환 성남 감독의 눈을 사로잡아야 한다. 더 이상 신인이 아니기에 어깨가 무거워졌다. 그는 "책임감이 확실히 더 생겼다. 경기를 뛰게 되면 지난해보다는 느끼는게 많을 것이다. 특히 나보다 어린 후배들도 많이 생겼다. 책임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감독의 '파도축구'에는 얼마나 녹아들었을까. 머리를 긁적이던 그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 감독님이 원하시는 걸 하지 못하고 있는 느낌"이라고 했다. 그래도 박 감독의 자상함에 자신감이 상승하고 있다. 임채민은 "이전보다 뭔가 편해진 느낌이다. 박 감독님께선 운동도 확실하게, 사생활도 확실하게 배려해주신다. 선수들을 생각해서 참아주시는게 많은 것 같다"고 답했다.

올시즌 개인적인 목표는 잊었다. 임채민은 오직 '팀'만 생각하고 있다. 그는 "팀이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걸 강조하시는 감독님이 원하는 것을 따라가면 중위권을 넘어서 상위권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주위에서 멤버가 많이 빠졌다고 하지만, 전력에 큰 공백은 생기지 않았다. 팀이 뭉치면, 원하는 것 그 이상의 목표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탈리아(터키)=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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