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첫 상대 러시아, 파워 넘치지만 경험이 문제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3-12-07 02:51 | 최종수정 2013-12-07 02:51


2013년11월19일 한국 대 러시아 경기 사진.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북극곰' 러시아가 홍명보호의 16강 여정 첫 상대로 결정됐다.

7일(한국시각) 브라질 코스타도 사우이페에서 진행된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 조추첨 결과,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내년 6월 18일 오전 7시 브라질 중서부 쿠이아바의 아레나 판타날에서 러시아와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H조 첫 경기를 갖게 됐다. 유럽팀이 모인 포트4에 자리했던 러시아는 가장 마지막에 H3에 이름을 올리면서 윤곽을 드러냈다.

공교로운 운명이다. 한국은 지난달 19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러시아와 사상 처음으로 친선경기를 치렀다. 당시 한국은 경기시작 6분 만에 터진 김신욱의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했으나, 전반 12분과 14분 연속 실점하면서 아쉬운 1대2 역전패를 당했다.

러시아는 7일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2위를 기록 중이다. 유럽팀 중에선 14위에 해당한다. 이번 브라질월드컵 유럽지역 예선 F조 10경기에서 7승2무1패(승점 22)의 성적을 거두면서 포르투갈(승점 21)을 제치고 조 1위로 본선에 직행했다. 포르투갈 외에는 이스라엘과 아제르바이잔, 북아일랜드, 룩셈부르크 등 비교적 쉬운 상대들을 만났다.

러시아는 한국보다 1차례 많은 본선행 10회를 이뤄냈다. 그러나 구소련 체제 붕괴 후에는 1994년 미국월드컵과 2002년 한-일월드컵 두 차례 출전에 그쳤다. 이번 본선은 12년 만에 나선 대회다. 최고성적은 구소련으로 출전한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에서 거둔 4위다. 유럽선수권에선 우승 1회, 준우승 3회의 성적을 올렸다.

러시아의 가장 큰 위협은 이탈리아 출신 명장 파비오 카펠로 감독이다. 냉철한 카리스마와 풍부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지도력, 전술이 강점으로 꼽히는 지도자다. 현역시절 이탈리아 대표 선수로 활약했고, 지도자로 변신한 뒤에도 AC밀란과 AS로마, 유벤투스(이상 이탈리아)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등 유수의 명문팀을 거쳤고, 잉글랜드 대표팀에 이어 2012년부터 러시아를 이끌고 있다. 선수단은 신구 조화가 적절하게 이뤄져 있다. 베테랑 세르게이 이그나세비치(34·CSKA모스크바)와 알렉산드르 케르자코프(31) 로만 시로코프(31·이상 제니트) 이고르 데니소프(29·디나모 모스크바)가 중심을 잡고 있으며, 알란 제고예프(23·CSKA모스크바) 알렉산드르 코코린(22·디나모 모스크바) 등의 신예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러시아는 개인기와 스피드보다는 체격을 앞세운 힘의 축구를 구사하는 전형적인 유럽팀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달 한국전에서도 이런 면모는 그대로 드러났다. 최근 대표 선수 전원이 국내파로 구성되고 있고, 한동안 월드컵 무대를 밟지 못해 국제 경험은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러나 카펠로 감독 체제에서 이런 약점을 어느 정도 상쇄하면서 장점을 살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럽 예선에서 포르투갈을 꺾는 등 무시못할 힘을 과시했다.

러시아는 한국과 치열한 조 수위 싸움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H조에서 상대적으로 전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 받는 알제리보다는 한국 벨기에 러시아가 3파전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 한국이 가장 전력이 나은 것으로 평가받는 벨기에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르는 일정을 감안하면, 결국 러시아전이 16강행으로 가는 첫 관문이 될 가능성이 크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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