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얀 시즌 첫 해트트릭, FC서울과 전북 3위 전쟁 점화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3-11-20 21:04


20일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 클래식 FC서울과 전북현대의 경기가 열렸다. 후반 36분 FC서울 데얀이 세 번째 골을 성공시키며 헤트트릭을 완성했다.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는 데얀.
상암=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11.20

4장의 내년 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 티켓이 사실상 가려졌다.

K-리그 클래식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울산(70·21승7무7패)과 FA컵을 제패한 2위 포항(승점 68·19승11무6패)과 3위 전북(승점 59·17승8무10패)에 이어 4위 FC서울(승점 58·15승8무13패)이 ACL 정상 재도전의 기회를 잡았다.

또 다른 전선도 형성됐다. 3위 전쟁에 불씨가 지펴졌다. 서울이 20일 서울월드컵기장에서 벌어진 2013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에서 전북을 4대1로 대파했다. 서울의 ACL 결승 1차전으로 연기된 일전이었다. 주포 데얀이 펄펄 날았다. 올시즌 첫, 개인 통산 5호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데얀은 전반 3분 전북 수비수 김기희가 헤딩으로 걷어낸 볼을 잡아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서곡이었다. 후반 1분에는 차두리의 크로스를 두 번째 골로 연결한 데 이어 후반 36분에는 상대 수비의 실수를 틈타 세 번째 골을 터트렸다. 15골-5도움을 기록한 데얀은 6년 연속 20공격포인트를 달성했다. 2007년 K-리그에 둥지를 튼 후 단 한 차례의 쉼표도 없었다. 지난해 K-리그 최초로 2년 연속 득점왕 타이틀을 거머쥔 데얀은 득점왕 경쟁에도 재가세했다. 15호골로 득점 부문 3위로 뛰어오른 그는 선두 김신욱(울산·19골)과의 골 차는 4골이다. 남은 3경기에서 화력을 쏟아부으면 충분히 기회는 있다. 서울의 몰리나는 후반 7분 한 골을 보탰고, 전북은 후반 42분 박세직이 만회골을 터트리며 영패를 모면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서울은 ACL 티켓 전쟁을 펼치고 있는 5위 수원(승점 50·14승8무13패)과의 승점 차를 8점으로 벌렸다. 사실상 ACL 티켓 싸움은 막을 내렸다.

서울과 전북의 3위 싸움이 볼만하다. 승점 차가 1점으로 좁혀졌다. 두 팀은 최근 4년간 K-리그 우승컵을 양분했다. 2009년과 2011년은 전북, 2010년과 2012년은 FC서울이 K-리그 챔피언에 올랐다. 두 팀 모두 올시즌 아쉬움이 남지만 유종의 미를 꿈꾸고 있다. 경기 전 양팀 벤치는 이미 '3위 신경전'을 펼쳤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큰 의미는 없지만 전북의 자존심 싸움이 걸려 있다. 내년에도 상위권에서 경기해야 한다. 팀의 리듬이 많이 깨져 있지만 누가 나가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전북은 이날 최악의 상황이었다. 이승기에 이어 케빈과 정인환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서상민은 경고누적, 김상식은 퇴장으로 서울전에 결장했다. 윌킨슨도 호주대표팀에 차출됐다. 공격의 핵인 이동국과 레오나르도는 후반 교체 출전했다. "2군 경기인줄 알았는데 서울은 1군이 나왔더라." 최강희 감독의 넋두리가 현실이었다.

최용수 서울 감독도 맞불이었다. 그는 "4위와 3위는 분명 다르다. 몇 십년이 흐른 후 되돌아봤을 때 더 그럴 것이다. 올시즌 전북에 1무1패인데 1승1무1패를 만들어야 된다. 그래야 내년을 기약할 수 있다. 사실 최강희 감독님이 벤치에 있을 때는 한 번도 지지 않았다"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최 감독은 2012년 A대표팀 사령탑으로 보직을 변경한 후 6월 돌아왔다. 최용수 감독은 대행시절인 2011년 최강희 감독과의 대결에서 1승1무로 앞섰다. 두 사령탑의 올시즌 첫 만남에선 1대1로 비겼다.

서울과 전북은 한 차례의 충돌이 더 남았다. 12월 1일 올시즌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맞닥뜨린다. 1대4 완패는 최강희 감독으로서도 자존심이 상한다. 반면 최용수 감독은 ACL 준우승 후유증을 훌훌 털고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종착역을 앞두고 있는 K-리그 클래식, 서울과 전북의 3위 전쟁은 별미로 떠올랐다.
상암=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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