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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연승'홍명보호 바꾼건 '느낌 아는' 1등들의 자신감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3-11-18 13:56


15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 A대표팀과 스위스의 평가전이 열렸다. 후반 한국 홍정호가 동점골을 성공시킨 후 김신욱과 환호하고 있다.
상암=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11.15.

홍명보호는 7월 출범 후 첫 4경기에서 1무3패를 기록했다. 8월 중순 유럽리그가 일제히 개막했다. 해외파 선수들이 경기감각을 끌어올렸다. 9월 이후 A대표팀은 5경기에서 3승2패를 기록했다. 시즌 개막 직후인 9월 A매치에서 아이티(4대1 승), 크로아티아(1대2 패)에게 1승1패했다. 아이티전은 홍명보호의 첫승이었다. 10월엔 브라질(0대2 패), 말리(3대1 승)에게 1승1패했다.

11월 첫 A매치에서 예상을 뒤엎고 세계7위 스위스에 2대1로 역전승했다. 홍명보 후 출범 후 첫 연승이다. 출범 후 4경기에서 1골에 그쳤던 이들이 최근 2경기에서 5골을 몰아치는 결정력을 보여줬다. 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 '원 팀(One team)'을 만들어가는 과정이지만 '이기는 습관'의 의미는 크다. 무엇이 어떻게, 왜 달라졌을까.

'1등의 자신감'으로

'홍명보호 5기'에는 최고의 컨디션, 최고의 선수들이 집결했다. '진격의 거인' 김신욱(울산)은 K-리그 최다골 19골을 쏘아올렸다. 소속팀 울산은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K-리그 최근 5경기에서 4골을 터뜨리는 폭발력을 보여줬다. 상주상무의 이근호는 챌린지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직후 대표팀에 들어왔다.

시즌 개막 후 소속팀 주전으로 인정받고 성장해온 해외파 선수들은 자신감이 충천했다. 유럽의 중심에서 활약하는 이들은 "유럽팀에 결코 약하지 않다"는 믿음으로 똘똘 뭉쳤다. 손흥민(레버쿠젠)은 직전 함부르크전에서 해트트릭을 터뜨리고 금의환향했다. 1992년생 대표팀 막내가 분데스리가의 '대세'로 자리잡았다. 대표팀에서 부진하다는 오명은 과거지사가 됐다.

SNS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던 기성용(선덜랜드)도 부활했다. 선덜랜드에서 6경기에 나섰다. 지난달 27일 '타인위어 더비' 뉴캐슬을 상대로 2대1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10일 최강 맨시티를 홈에서 1대0으로 꺾었다. 중원사령관 기성용의 활약에 힘입어 최하위 선덜랜드는 탈꼴찌에 성공했다. 거스 포옛 감독의 폭풍 칭찬은 천군만마였다.

리그 개막 직후 이청용(볼턴)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 등 감독과 동료들에게 신뢰받으며 주전으로 꾸준히 츨전해온 선수들의 경기감각 역시 최상이었다. 광저우 헝다의 주전 센터백 김영권도 아시아 챔피언의 자신감으로 무장했다. 어느 누구와 붙어도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과 긍정의 에너지가 '홍명보호' 안에 전파됐다.

'원 팀'의 배려와 소통으로


이들은 지난 브라질전에서 육탄전으로 몸을 던지며 맞섰던 '전우'들이다. 비록 0대2로 패했지만, 믹스트존에서 만난 선수들은 저마다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을 이야기했었다. 오스카, 네이마르 등 브라질 에이스들 역시 기성용 이청용 등을 언급하며, 칭찬했다. 이들은 브라질전에 이어진 말리전에선 3대1로 완승했다. 지난 10월의 A매치 2경기는 승패를 떠나 홍명보호의 조직력과 자신감을 끌어올리는 데 큰힘이 됐다.

15일 스위스전에 나선 '1등'들은 볼을 독점하지 않았다. 한사람을 위한 축구가 아닌 서로를 향한 소통과 배려의 축구를 했다. 자신의 스타일을 고집하지 않았다. 연계 플레이에 열을 올렸다.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했다. '타깃맨' 김신욱은 받기만 하는 '거인'이 아니었다. 헌신적이었다. 손흥민, 이근호에게 날선 킬패스와 크로스를 잇달아 올렸다. 골 욕심으로 문전에서 무리한 슈팅을 날리곤 했던 이근호 역시 침착했다. 거침없이 침투하되, 김신욱과 이청용의 움직임을 끊임없이 체크했다. 서로에게 찬스를 밀어주는, 끈끈한 동료애는 결과로 나타났다.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세계 7위 스위스를 꺾었다.

후반 14분 세트피스 상황, 기성용의 날선 코너킥에 센터백 홍정호가 화답했다. 샌드로스를 따돌리고 솟구쳐오르며 헤딩 동점골을 꽂아넣었다. 후반 41분 이근호의 크로스를 '캡틴' 이청용이 헤딩으로 밀어넣었다. 기분좋은 자신감과 팀 정신으로 무장한 이들의 호흡은 홍명보호의 슬로건 그대로 '원팀 원스피릿 원골(One Team, One Spirit, One Goal )'이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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