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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연승' 대전, 막바지 돌풍의 비결은?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3-11-11 07:54


사진캡처=대전 시티즌 홈페이지

"아직 강등권에서 탈출한 것이 아니다."

조진호 대전 수석코치는 여전히 방심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의 말대로 대전의 현주소는 최하위다. 그러나 강등권팀들이 무서워하는 팀으로 변모했다. 시즌 첫 3연승이 이를 증명한다. 가장 중요한 시기, 반드시 넘어야 하는 대구, 강원 등을 상대로 한 승리였다. 대전(승점 25)은 12위 강원(승점 29)과의 승점을 4점 차로 좁히며 잔류의 희망을 이어가게 됐다. 무엇보다 시즌 내내 팀을 패배주의를 벗어내고 시즌 첫 3연승에 성공했다. 대전은 강등 전쟁의 가장 큰 변수로 떠올랐다.

9일 열린 강원전은 달라진 대전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경기였다. 상대는 5경기 무패행진(4승1무)를 달리고 있던 강원이었다. 게다가 강원의 홈경기였다. '대전의 돌풍이 여기서 끝날 것'이라는 평이 많았다. 그러나 대전은 승점 3점을 얻어냈다. 냉정히 말해 경기력 자체는 썩 좋지 못했다. 전체적인 완성도에서는 강원이 앞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자는 대전이었다. 이는 대단히 중요한 의미다. 올시즌 내내 대전은 잘하고도 진 경기가 많았다. 안되는 팀의 전형이다. 축구에서 과정이 결과를 담보하지는 않는다. 잘하고도 지는 경기가 많아질수록 팀 분위기는 다운되기 마련이다. 반면 못하고도 이기는 경기가 많아지면 팀은 진짜 '강팀'으로 변한다. 이기는 법을 깨우치기 때문이다. 조 코치는 "사실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훈련도 예전과 크게 변화를 주지 않았다. 강등이 현실화되며 선수들이 더욱 열심히 하고, 부담보다는 안정감을 주려고 노력한 것이 주효한 것 같다. 무엇보다 계속 이기면서 패배주의에서 탈피한 것이 상승세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여기에 조 코치가 새롭게 기회를 준 선수들이 요소요소에서 제 몫을 하고 있다. 김인완 감독이 과민성 스트레스 과호흡증으로 자리를 비우자 임시로 대전의 지휘봉을 잡은 조 코치는 2군에서 칼을 갈던 선수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황지웅이 대표적이다. 황지웅은 개막 전에만 모습을 드러냈을 뿐, 이 후 이렇다할 출전기회를 얻지 못했다. 그러나 중요한 대구, 강원전에서 2경기 연속골을 뽑아냈다. 황지웅은 "개막전 이후 7개월 동안 2군 생활한 아픔이 있다. 그 시간 동안 죽기살기로 했고, 기회가 찾아온 후 침착하게 잘 한 것이 최근 좋은 활약을 펼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코칭스태프의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한경인 이슬기도 대전의 새로운 무기로 떠올랐다.

조 코치에게 '잔류 가능성이 높아지며 되려 부담이 커지지 않았나'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처음과 지금의 마음가짐이 똑같다, 항상 마음을 비우고, 한게임, 한게임 결승이라는 생각을 한다, 오직 승점 3점만 생각한다, 우리가 한 것 이상의 결과를 바라지 않는다. 우리가 할 것은 후회없이 하는 것 뿐이다." 강등권을 뒤흔들고 있는 대전 돌풍의 비결에 대한 답인지도 모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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