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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광저우 통신]도넘은 도발, 최용수 감독은 설렌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3-11-09 11:24



"가자, 모로코로…!"

FC서울의 함성이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결승팀에는 각 대륙 클럽 챔피언이 참가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출전권이 주어진다. 올해에는 아프리카 모로코에서 벌어진다.

마지막 단추만 남았다. 그 날이다. 서울이9일 오후 9시(한국시각) 톈허스타디움에서 광저우 헝다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결승 2차전을 치른다.

지난달 26일 안방에서 열린 1차전에서 2대2로 비겼다.

90분이 끝났고, 90분이 남았다. 패하면 준우승이다. 0대0, 1대1로 비겨도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에 따라 우승컵은 광저우에 돌아간다. 2대2로 비길 경우 연장 혈투를 치른다. 그래도 희비가 엇갈리지 않으면 승부차기까지 가야한다. 3대3 이상 비길 경우 서울이 우승컵을 품에 안을 수 있다. 시나리오가 복잡하다. 머릿속에 그릴 필요도 없다. 명쾌한 길은 이기는 것이다.

서울은 1983년 럭키금성 황소 축구단으로 창단, 이듬해 K-리그에 첫 발을 들였다. 30년이 흘렀다. 구단 역사상 가장 위대한 도전이 시작됐다. 승리하면 서울은 창단 후 첫 아시아 정상에 오른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서울은 30년 전통의 K-리그 역사를 새롭게 쓰기 위해 광저우에 왔다. 당당하게 승리를 통해 중심에 설 것이다. 상대도 세계적인 명장과 자국내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좋은 팀이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의 집중력과 자신감, 결속, 우승에 대한 강한 열망이 나를 설레이게 하고 있다. 상당히 좋은 경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광저우 팬들의 홈 텃세는 요란하다 못해 도를 넘었다. 7일 광저우에 입성한 서울은 이날 보조구장에서 현지 적응 훈련을 실시했다. 한데 광저우 서포터스들이 도발했다. 약 200명이 기습, 공격을 했다. 몇몇은 레이저빔을 연신 쏘아대며 선수들을 조롱했다. 이 뿐이 아니다. 서울 선수단이 도착하기 전 20여명은 훈련장에 잠입해 있었다. 선수들이 도착하자 그라운드에 출연, "광저우 헝다"를 연호하며 괴롭혔다. 훈련은 산만할 수밖에 없었다. 참다 못한 서울 스태프는 아시아축구연맹(AFC) 관계자에게 항의, 이들을 훈련장 밖으로 퇴장시켰다. 그러나 훈련 후에도 이들의 도발은 계속됐다. 버스에 탄 선수들을 향해 레이저빔 공격을 했고, 최 감독은 현지 경찰의 경호를 받으며 버스에 올랐다. 최 감독의 표정도 일그러졌다.


8일 톈허스타디움에서 가진 마지막 훈련을 마친 후, 서울은 또 다시 버스에 갇혔다. AFC도 안전을 우려하고 있는 암울한 상황이다. 장외 전쟁일 뿐이다. 이들의 기세를 무너뜨리는 것은 우승 뿐이다.

최 감독은 "이기기 위해 최고의 구성, 최고의 정신무장으로 나갈 것이다. 아시아 최고의 권위있는 결승전에서 우리의 경기력을 끌어내야 한다. 찬스를 주고 받을 수 있지만 최대한 찬스를 살릴 것이다. 이기기 위한 생각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광저우(중국)=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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