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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신욱 결승골 폭발, 울산 자력우승까지 승점 5점 남았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3-11-09 17:51



두 사령탑은 긴장감에 휩싸여 있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울산은 비겨도 성공이다. 우리는 비기면 패한 느낌"이라며 필승 의지를 드러냈다. 김호곤 울산 감독의 표정도 굳어있었다. "오늘 전북을 못잡으면 우승 경쟁이 혼탁해진다."

사실상 결승전이었다. 울산은 선두를 유지해야 하는 입장이다. 전북은 막판 K-리그 클래식 역전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잔여경기가 4~6경기 정도씩 남은 가운데 전북은 승점 59점(17승8무7패)으로 3위에 올라있다. 선두인 울산(승점 67·20승7무7패)과는 승점 8점차다. 온도차는 존재했다. 전북은 울산에 비해 2경기를 덜 치른 상태다. 전북이 울산전을 포함해 2경기를 모두 이기면 승점차는 2점으로 줄어든다. 그래서 K-리그 클래식 우승 경쟁이 달린 '현대家 축구전쟁'은 사실상의 결승전이나 다름없다.

변수도 무시할 수 없었다. 울산은 부상을 한 오른쪽 풀백 김영삼의 공백을 메워야 했다. 김 감독은 중앙수비수 강민수를 택했다. 그리고 베테랑 박동혁을 중앙수비수로 채웠다. 반면, 전북은 전력에 공백이 없었다. 이동국 정인환 등 부상 선수들의 복귀로 전력은 한층 강화됐다. 최 감독은 "조그마한 돌발상황, 실수, 백패스, 파울 등 변수를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취골이 관건이다. 울산은 선취골을 넣으면 승리까지 연결을 잘하는 것이 부담"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변수는 전북이 '울산 킬러'라는 점이었다. 전북은 2011년 7월 10일 이후 울산전에서 10경기 연속 무패(6승4무) 행진 중이다. 올시즌 리그에서도 세 차례 대결해도 2승1무로 우위를 점했다. FA컵 16강전에서도 1대0 승리를 거뒀다.

이렇게 경기 전부터 많은 스토리를 양산한 '현대家 더비', 울산이 웃었다. 울산은 9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3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에서 후반 김신욱과 까이끼의 연속골로 전북을 2대0으로 꺾었다.

이로써 울산은 승점 70점(22승7무7패) 고지를 선점, 남은 3경기에서 승점 5점만 보태면 클래식 자력 우승을 거둘 수 있게 됐다. 3위를 유지한 전북이 울산보다 2경기를 덜 치렀지만, 남은 5경기에서 전승을 거둬도 승점 74점 밖에 얻지 못한다.

이날 양팀은 비슷한 스타일로 경기를 전개했다. '롱볼'을 택했다. 전북은 케빈과 김신영 등 최전방 장신 공격수에게, 울산은 '고공 폭격기' 김신욱에게 연결해 공격을 풀어나갔다.


전반은 팽팽함이 이어졌다. 좋은 득점찬스는 울산이 먼저 잡았다. 전반 25분 하피냐가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때린 슈팅이 오른쪽 골포스트를 살짝 벗어났다. 전북은 맞불을 놓았다. 1분 뒤 아크 서클에서 맞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박희도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살짝 넘겼다. 기세를 살린 전북은 전반 36분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정인환이 쇄도하며 헤딩슛을 날렸지만, '울산의 거미손' 김승규의 선방에 막혔다.

후반 중반까지도 일진일퇴의 공방이 펼쳐졌다. 울산은 후반 14분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이 용의 패스를 김용태가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전북 최은성 골키퍼가 선방했다.

전북은 후반 15분 이동국을 투입했다. 그러자 공격에 파괴력이 높아졌다. 그러나 골결정력은 아쉬움이었다. 후반 16분 서상민의 슈팅이 김승규에게 막혔고, 후반 25분 레오나르도의 헤딩 패스를 받은 이동국이 노마크 찬스에서 헛발질로 득점 기회를 날렸다. 또 후반 33분에는 왼쪽 측면을 돌파한 레오나르도의 땅볼 패스를 이동국이 밀어넣었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

0-0의 균형은 후반 34분 깨졌다. '해결사'는 역시 김신욱이었다. 아크 서클 오른쪽에서 김용태의 헤딩 패스를 가슴으로 트래핑한 뒤 논스톱 오른발 발리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상승세를 탄 울산은 곧바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3분 뒤 하피냐의 패스를 받은 까이끼가 빠른 돌파로 최은성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 상황에서 침착한 슈팅으로 추가골을 터뜨렸다.

울산은 전북의 막판 파상공세를 강력한 '철퇴수비'를 펼쳤다. 두 골차 승리를 지킨 울산은 '교육청 데이'를 맞아 경기장을 찾은 1만1367명의 구름 관중에게 멋진 승리를 선물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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