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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의 '강철 테크니션' 조찬호(27)가 주춤하다.
가장 가까이서 조찬호를 지켜본 황 감독이 내놓은 해답은 '진화'다. "자기 자신을 뛰어 넘는 강인한 모습이 필요하다." 조찬호가 가진 기량은 인정하지만, 매 시즌 한계를 넘지 못하는 상황을 아쉬워 하고 있다. 당근 대신 채찍을 꺼내들었다. 그는 "감독 입장에서 선수를 불러 직접 조언을 해줄 수도 있다. 하지만 선수 본인이 이겨내야 할 문제다. 무엇이 문제인지는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그러면서 "한 자릿수 득점에 그치는 것과 두 자릿수의 벽을 뛰어 넘는 것은 천지차이"라며 "(조)찬호 본인이 벽을 넘어섰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조찬호의 축구인생은 도전의 연속이었다. 1m70의 작은 체구를 가졌으나 빠른 발과 개인기로 수비를 헤집었다. 대학교 3학년 근육파열 부상을 피나는 재활로 이겨냈다. 선택받은 유스들의 집합소인 포항에서 드래프트를 거쳐 주전으로 발돋움한 몇 안되는 선수다. 지난해에는 좌측 정강이 비골 골절로 4개월을 쉬었음에도 언제 그랬냐는 듯 날아올랐다. 올 시즌 후반기 시련은 그동안 자신이 이겨온 문제들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을 때, 조찬호라는 이름 석 자는 다시 그라운드 위에 찬란히 빛날 것이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