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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크스는 깨지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부산전을 앞두고 만반의 준비를 했다. 지난달 27일 부산에서 열린 부산-인천전을 직접 관전한데 이어 전북-부산 간의 맞대결 비디오 분석에 열을 올렸다. 해답은 제로톱이었다. 기존 원톱 전술을 버리고 고무열 김승대 이명주 노병준 등 2선 자원이 순환하는 공격 카드를 꺼내들었다. "(공격) 형태를 바꾸는 게 바람직한 일은 아니지만, 방법을 찾아야 했다. 부산을 상대로 제로톱 공격이 나름대로 효과를 본 점에 착안했다." 간절함이 묻어났다. 선두 울산과 승점차가 한 경기 이상 벌어진 상황에서 부산에 발목을 잡히면 더블(리그-FA컵 우승)의 꿈은 사실상 물거품이 된다. 총력전을 다짐했다. "앞만보고 갈 생각이다. 뒤를 돌아볼 여유가 없다. 오늘은 선수들이 나아진 모습을 보여줄 것 같다."
윤성효 부산 감독이 가만히 있을 리 없다. 스리백 카드로 맞불을 놓았다. 31일 전북을 혼비백산하게 만든 승부수였다. 포항전 무패 비결을 묻자 특유의 허허실실 웃음으로 맞받아쳤다. "무승이 길어지다보니 포항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영향을 받을 뿐이다. 우리는 내년을 준비하는 단계다." 웃음 속에 숨긴 비수는 굳이 꺼내들지 않았다.
격차는 여전하다. 인천을 꺾으며 승점 3을 추가한 울산(승점 67)이 포항(승점 62)과 5점 간격을 유지 중이다. 남은 4경기 구도에 따라 순위는 뒤바뀔 수도 있다. 황 감독은 12월 1일로 예정된 울산과의 리그 최종전을 승부처로 보고 있다. 그는 "마지막 경기를 결승전으로 보고 있다"며 "울산의 결과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어떻게 풀어가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다. 남은 기간 최대한 집중해 좋은 결과를 얻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