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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격의 데뷔골' 안종훈 "나는 아직 100%를 보여주지 않았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3-10-07 15:57 | 최종수정 2013-10-08 08:04


사진제공=제주 유나이티드

"나는 아직 100%를 보여주지 않았다."

박경훈 감독은 그룹A 진입 실패 후 리빌딩을 선언했다. 그간 뛰지 못한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있다. 좌준협 이성현 박승일 조준현 등이 경기에 나서고 있다. 특히 안종훈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안종훈의 제주의 미래다. 기본기가 튼튼하다. 득점력도 준수한 편이다. 박경훈 감독은 그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박 감독은 "기본적으로 테크닉이 우수하다. 앞으로 더욱 성장할 수 있는 선수다"고 했다.

안종훈이 감격의 데뷔골을 성공시켰다. 2011년 프로에 데뷔한 이래 첫 골이다. 안종훈은 6일 성남전에서 골을 성공시켰다. 이진호의 헤딩패스를 멋진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안종훈은 "너무 기분이 좋았다. 세리머니로 무엇을 했는지 기억도 안났다. 스마트폰으로 하이라이트를 봤는데 그냥 좋아하더라"고 웃었다. 축하전화가 쇄도했다. 특히 가족들의 감회가 남다른 듯 했다. 안종훈은 "역시 가족들이 가장 좋아하더라. 골장면을 캡처하고, SNS에 올려놓았더라. 친구들에게 자랑하기 바쁘다"고 했다.

첫 골까지 긴 여정이었다. 조선대를 나온 안종훈은 제주의 지명을 받았다. 안종훈은 U-리그에서 잘나가는 선수였다. 이름값은 떨어지지만 알토란 같은 성적을 올렸다. 20경기 18골을 넣었다. 제주가 공격쪽에 워낙 좋은 선수들이 많아 걱정이 앞섰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생각했던 것보다도 경쟁이 심했다. 안종훈의 주포지션인 섀도 스트라이커에는 산토스가 있었다. 2차례 기회를 얻는데 그쳤다. 자신감도 떨어졌다. 실의에 빠져있던 2012년 때마침 목포시청에서 손을 내밀었다. 임대제안이었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응했다. 다행히 목포시청 임대는 그에게 터닝포인트가 됐다. 안종훈은 "선수는 경기에 나서야 한다. 무대를 달랐지만 경기에 꾸준히 나서며 자신감을 얻었다"고 회고했다.

2013년 제주에 복귀한 안종훈은 칼을 갈았다. 동계시즌에서 펄펄 날았다. 페드로에 이어 프리시즌 팀내 득점 2위였다. 박 감독은 그에게 개막전 선발 출전의 기회를 줬다. 그러나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다시 기회를 얻기란 쉽지 않았다. 모처럼 나간 경기에서도 골이 터지지 않았다. 그러나 안종훈은 정신적으로 강해졌다. 그는 "어느 팀에 있던 경쟁을 해야 한다. 제주에는 내 포지션에 마라냥 송진형 윤빛가람 등이 있다. 나만의 장점이 있으니까 감독님께 잘 보이자고 생각했다. 내가 잘하면 분명 다시 기회가 올 것이라 믿었다. 실망하지 않고 평소대로 묵묵히, 열심히 훈련에 임했다"고 했다. 마침내 안종훈은 그 기회를 잡는데 성공했다.

다른 선수들이 그렇듯 안종훈의 버팀목도 가족이다. 안종훈은 비교적 일찍 결혼을 했다. 대학교 때 만나 1년 7개월만인 2011년 혼인신고를 했다. 3살박이 딸도 있다. 가족들이 평택에 있어 자주 보지는 못하지만 전화로 외로움을 달랜다. 특히 딸의 재롱은 안종훈에게 큰 힘이 된다. 안종훈은 "나만 잘하면 가족들이 더 행복해진다. 나를 더 자랑스러워 하게 더 많은 골을 넣고 싶다"며 웃었다. 안종훈은 남은 시즌이 더욱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올시즌 몇경기 남지 않았지만 내년 시즌을 위해 중요하다. 나는 아직 100%를 보여주지 않았다. 감독님이 원하는 스타일을 경기에서 보여줘야 더 중용받을 수 있다. 내년에는 제주의 베스트11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더 많은 공격포인트를 올리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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