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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3일 만에 물길을 바꿔놓았다.
전력 누수도 고민이다. 공격의 핵 데얀이 몬테네그로대표에 차출됐다. 멀티플레이어 아디는 부상 중이다. 수원이 웃을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하지만 서울은 K-리그 클래식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수원전이 '더블(ACL과 정규리그 우승)'을 향한 분수령이다. 한 경기를 덜 치른 서울은 현재 4위(승점 51)에 포진해 있다. 1위 울산(승점 55)과의 승점 차는 4점에 불과하다. 5위 수원은 승점 47점이다. 슈퍼매치에서 연승을 하면, 수원의 추격을 뿌리칠 수 있다. 선두 싸움에서도 가속도를 낼 수 있다.
서울은 올시즌 정규리그에서 8경기 만에 첫 승을 신고했다. 암울했던 시절이었다. 눈물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최근 클래식 13경기 연속 무패(9승4무)로 고공 행진 중이다. 최 감독의 시선은 정상을 향해 있다. "우린 거북이 행보 중이다. 천천히 가지만 한 번의 기회가 올 것이다. 정상에 오르면 더 이상 양보는 없다. 우리 선수들은 정상을 지키는 DNA가 있다." 슈퍼매치도 한 고개다.
수원은 가동할 수 있는 최강의 진용을 출전시킨단다. 홈이점까지 안고 있다. 서울로선 불리한 것이 사실이다.
최 감독은 흐름을 강조했다. "수원에 좋은 선수들이 복귀했다. 염기훈의 능력이나 정대세의 득점 감각을 견고한 수비로 막아야 한다.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좋은 흐름을 이어가면 경기에서 크게 문제될 게 없다. 체력적인 부분을 극복해서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겠다."
ACL 결승 진출로 슈퍼매치의 감흥이 반감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하지만 라이벌전의 자존심 만큼은 떠나보내지 않았다. 서울은 칼을 숨겼다. 말보다는 결과로 이야기하겠단다. 밑질 것이 없는 승부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