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익수 성남 일화 감독은 28일 경남에 역전승을 거두며 1부리그 잔류를 확정했다. 안 감독은 "K-리그 최다 우승, 아시아 정상에 올랐던 성남이 역사속으로 사라지는 일은 없길 바란다"는 말로 현 상황의 답답함을 토로했다. 올해 초 통일그룹이 성남 일화 경영에서 손을 떼기로 결정한 후 안산 인수설이 불거졌다. 성남 팬들이 연고이전에 격렬히 반대하며 성남시를 압박하고 있다. 9월 말 안산시가 가부간 결론을 내겠다는 내부방침을 정한 가운데, 성남과 안산 두 지자체 모두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성남과 안산, 모두 원하는 것같기도, 모두 원하지 않는 것같기도 하다. 내년 6월 지자체 선거를 앞두고 이들에게 축구란 '스포츠'가 아닌 '정치'다. 결국 프로축구단 창단이 '표심'에 미칠 영향이 문제다. 이재명 성남 시장은 '축구단에 들어갈 100억원 예산을 합리화해줄 절대다수의 여론 형성'을 에둘러 말한다. 김철민 안산시장은 축구단 인수에 대해 호의적이지만, '100억원 운영비를 나눠낼 메인 스폰서의 필요성'을 절대조건으로 내세웠다. 성남은 '절대다수의 지지', 안산은 '절대 스폰서'가 문제다. 두가지 모두 쉽지 않은 과제다. 축구팬들의 '열정'이 지자체의 '정치'와 행복한 접점을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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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시는 30일 성남일화 인수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리기로 방침을 정했다. 지난 22일 350여명의 안산 지역 축구인들이 시민구단 창단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시청앞에서 김철민 안산시장이 직접 축구인들과 환담하며, 축구단 창단을 염원하는 풍선을 날렸다. 축구단을 향한 시와 시민의 의지는 충만해 보였다. 축구인들 앞에선 김 시장은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었다. "결론부터 말하겠다. 저희 시가 프로축구단 유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재정 문제다. 1년 운영비를 마련하는 것이 난감하다. 메인 스폰서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결론을 짓기로 한 9월 말까지 여러분들이 희망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김 시장의 약속대로 지난 열흘간 안산시는 메인스폰서를 잡기 위해 매진해왔다. 내년 6월 지자체 선거를 앞두고 있다. 100억원에 가까운 구단 운영비를 시 예산으로만 충당했을 때 따르는 정치적, 경제적 부담이 이유다. 그러나 아직 속시원한 메인 스폰서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축구단 인수의사를 공식화하는 것이 먼저라는 시각도 있다. 안산시와 성남일화간의 인수계약도, MOU도 성립되지 않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실체가 없는 축구단에 수십억원 스폰서를 예약할 기업이 선뜻 나오겠느냐는 현실적인 목소리도 터져나오고 있다. 안산과 성남 사이, 성남 일화의 운명에 축구계와 축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