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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시프트, 크로아티아도 울릴까

기사입력 2013-09-08 17:16 | 최종수정 2013-09-09 07:52

[포토] 손흥민
◇손흥민이 6일 인천축구전용구장서 열린 아이티와의 친선경기에서 전반 20분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선제골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인천=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과연 손흥민이 홍명보호에 확실한 점을 찍을까.

아이티전에서 멀티골을 폭발시킨 손흥민(21·레버쿠젠)의 크로아티아전 활약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손흥민은 지난 6일 인천축구전용구장서 펼쳐진 아이티와의 친선경기에서 멀티골을 기록하는 등 전후반 90분을 뛰면서 팀의 4대1 대승에 일조했다. 지난 7월 홍명보호 출범 이래 한 경기서 2골을 터뜨린 선수는 손흥민이 유일하다. 홍심(心)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활약이었다.

'손흥민 시프트'는 성공적이었다. 홍 감독은 아이티전에서 손흥민을 왼쪽 측면 공격수 자리에 배치하고, 지동원(22·선덜랜드)을 원톱으로 내세우는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하지만 섀도 스트라이커 이근호(28·상주)를 전진 배치시켜 4-4-2에 가깝게 운용했다. 측면과 중앙 모두 커버 가능한 손흥민을 좀 더 자유롭게 움직이게 하려는 포석이었다. 손흥민은 수시로 지동원 이근호와 포지션을 바꾸면서 아이티 수비진을 교란시킴과 동시에 직접 마무리 능력까지 발휘하는 등 홍 감독의 의도를 100% 충족시켰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위(한국 56위) 크로아티아와의 맞대결은 '손흥민 시프트'의 진정한 힘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다. 크로아티아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 유럽지역 예선을 마친 뒤 주력 선수들을 대거 뺀 채 한국에 도착했다. 지난 2월 한국을 상대로 4대0 대승을 거뒀던 팀과는 질적으로 차이가 있다. 대신 주장인 다리오 스르나(샤크타르 도네츠크)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활약 중인 이반 라키티치(세비야), 한때 아스널에서 활약했던 브라질 출신 귀화 공격수 에두아르두(샤크타르 도네츠크) 등 주전의 절반이 합류했다. 수비라인과 미드필더 라인에 경쟁력 있는 선수들이 포진한 만큼, 아이티보다는 한 수 위의 전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본선 성공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하는 유럽의 벽을 생각하면, 크로아티아는 훌륭한 시험 상대다. 홍 감독 입장에선 손흥민을 축으로 전개하는 공격흐름을 시험해 볼 만한 좋은 기회다. 다만 수비 가담이 약한 손흥민을 보조할 만한 후방 지원과 능숙한 위치변경이 가능한 공격 조합이 수반되어야 한다. 아이티전에서 후반전만 뛰었던 구자철(24·볼프스부르크) 이청용(25·볼턴)이 중용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손흥민은 반쪽짜리 선수로 평가절하됐다. 소속팀에선 펄펄 날다가도 A대표팀에만 오면 힘을 쓰지 못했다. 아이티전에서 오명을 터는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홍 감독이 원하는 것은 꾸준한 힘이다. 이번 크로아티아전은 손흥민이 브라질행 특급열차를 탈 수 있는 찬스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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