챌린지 고양의 작은 기적, 퇴출 대상에서 5연승까지…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3-09-05 08:01



시작도 하기 전 경고음이 울렸다. 퇴출 대상으로 이름이 오르락내리락했다. 기대가 크지 않은 것이 사실이었다.

달라졌다. K-리그 챌린지(2부 리그)의 고양 Hi FC가 작은 기적을 만들어가고 있다. 시즌 초반은 암울했다. 11경기 만에 첫 승을 신고했다. 2연승 뒤 다시 5연패의 늪에 빠졌다.

상황은 180도 반전됐다. 후반기들어 5연승의 가파른 상승세다. 지난해 1부리그를 누볐던 광주와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즐비한 상주 상무 등을 차례로 눌렀다. 한때 꼴찌까지 떨어졌다 현재 5위(승점 28·7승7무8패)로 상승했다. 6연승을 거둘 경우 챌린지 최다 연승 기록을 세우게 된다.

고양은 내친김에 10연승을 목표로 잡았다. 고양의 환희, 그 비결은 뭘까.

'알 브라더스'의 찰떡궁합

브라질 출신인 알렉스가 여름이적시장을 통해 천군만마를 얻었다. 동향인 알미르와 한솥밥을 먹게 됐다. '알 브라더스'의 찰떡궁합은 단연 화제다. 둘은 최근 4경기에서 3골을 합작했다. 팀의 색깔도 달라졌다. 주포 알렉스는 시즌 초반 2선까지 내려와 볼을 받았다. 몰입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알미르 영입 이후 안정된 위치선정으로 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알렉스는 11골을 기록하며 득점 부문 2위에 올라있다. 알미르도 지난달 4일 광주전부터 2골-4도움을 기록하며 무서운 공격 본능을 과시하고 있다. 경기장 밖에서도 둘은 서로 의지하며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으로 한국 생활에 적응해 가고 있다.

국내파의 반전

물론 '알 브라더스'만 있는 것이 아니다. 국내파들도 상승곡선의 축을 형성했다. '알 브라더스'에게 몰린 상대 수비진의 빈 공간을 정민무와 진창수가 수시로 파고들며 괴롭히고 있다. 둘은 충주와 부천전에서 이 점을 백분활용, 골을 터트렸다.


경기를 더할수록 견고해지고 있는 오기재와 이도성의 볼 배급능력, 후반 조커인 빠른 발의 유만기와 윤성우, 최근 5경기에서 4골만 내준 이세환-최병도-여효진-윤동헌 포백라인의 안정된 수비도 빛을 발하고 있다.

소통과 신뢰 문화

고양은 7월 13일 선두 경찰에 0대8로 참패했다. 믿기지 않는 스코어였다. 분위기가 침체됐다. 이영무 감독은 채찍 대신 당근을 꺼내들었다. 경기도 가평의 한 계곡을 찾아 단합대회를 실시했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했다. 뜻이 통했다. 위기를 기회로 승화시켰다.

선수단은 전반기 연패 후에도 와해될 수 있는 분위기에서 "괜찮아"라는 말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등을 토닥거렸다. 단체생활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는 갈등을 특유의 믿음과 신뢰로 치유하고 있다. 고양은 "선후배 선수들간 많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하고자하는 의지로 똘똘 뭉쳐있다. 이러한 의지를 바탕으로 추가 연승 행진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고양은 8일 오후 7시 광주를 홈으로 불러들여 6연승에 도전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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