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하나은행 FA컵 준결승 미디어데이가 21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렸다. 이번 FA컵 4강전 대진은 결승행 티켓을 놓고 제주와 포항, 부산과 전북이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FA컵 4강에서 맞붙게 될 4팀의 감독과 대표선수들이 포즈를 취했다. 왼쪽부터 제주 박경훈 감독과 오승범, 부산 윤성효 감독과 이창근, 전북 최강희 감독과 정인환, 포항 황선홍 감독과 고무열.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08.21/
2013년 FA컵 준결승 키워드는 '부적'과 '복수'다.
2013년 하나은행 FA컵 4강 대진이 결정됐다. 대한축구협회는 21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2013년 하나은행 FA컵 준결승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조추첨 결과 부산 아이파크는 전북 현대와, 제주 유나이티드는 포항 스틸러스와 격돌한다. 준결승은 9월14일 펼쳐진다. 추첨을 앞두고 은근한 신경전이 펼쳐졌다. 각 팀 감독들은 홈경기에 대한 열망을 보였다. 단판전인만큼 홈잇점을 누리고 싶다는 계산에서다. 결국 부산과 제주가 어드밴티지를 얻게 됐다.
부산-전북전 설전의 키워드는 '부적'이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이 포문을 열었다. '윤성효 부적'을 언급했다. 최 감독은 "윤 감독이 전북 정해지니까 회심의 미소 짓는거 같았다. 미소가 일그러지도록 어웨이 경기지만 반드시 승리하는 경기하겠다"며 "부적 말고는 두려운게 없다. 부산이라는 팀보다는 윤 감독이 두렵다. 하지만 부적은 부적이다. 징크스를 깨겠다"고 신경을 긁었다. 이에 윤성효 부산 감독은 특유의 무뚝뚝한 화법으로 "부적은 안가지고 다닌다. 큰 의미는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전력이나 모든 부분에서 전북보다는 열세다. 다만 홈경기인만큼 충분히 좋은 경기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전북을 잡을 수 있다는 은근한 신경전을 펼쳤다.
이날 함께 나온 부산의 이창근과 전북의 정인환의 기싸움도 팽팽했다. 두 선수 모두 전북과 부산에 인연이 있다. 이창근은 전북전을 통해 K-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정인환도 부산전에 골맛을 본 기억이 있다. 이창근은 "홈에서 전북과 경기를 하고 싶었다. 좋은 기억있는만큼 집중하면 더 큰 점수차로 이길 것이다"고 했다. 정인환도 "부산과 붙어서 다행이다. 골을 넣었던 기억이 있는만큼 이전 경기처럼만 하면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제주-포항전의 화두는 '복수'였다. 양 팀은 지난해 FA컵 4강 길목에서 만났다. 당시 포항이 제주에 2대1 승리를 거뒀다. 기세를 이어간 포항은 FA컵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황선홍 포항 감독의 프로 감독 데뷔 후 첫 우승이기도 했다. 박경훈 제주 감독은 '설욕'을 다짐했다. 박 감독은 "올해가 제주 4년차인데 4강에만 3번 올라갔다. 우승까지는 인연이 없었다. 작년 4강에서 포항 원정길에 무너졌는데 올해 반드시 설욕하겠다"고 했다. 황 감독은 수성을 노래했다. 그는 "작년 생각이 난다. 힘든 경기가 예상되지만 반드시 승리해서 결승에 올라가겠다"고 했다.
FA컵에 대한 간절함은 제주가 더 크다. 올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노렸던 제주는 그룹A 진입의 갈림길에 있다. 반면 포항은 리그 선두다. FA컵은 우승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티켓이 주어진다. 박 감독은 "리그 3위안에 들기란 솔직히 무리다. FA컵은 2번만 이기면 되는만큼 죽그냐 사느냐의 각오로 경기에 임할 것이다"고 했다. 그런 간절함을 담아 박 감독은 '오렌지색 염색'을 우승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2만명 모으면 염색할려고 했는데 번번이 실패했다. 이번 FA컵에서 우승하면 오렌지색 염색에 다시 도전하겠다.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오래 염색을 유지하는지도 중요하다. 프런트랑 상의해서 몇개월을 할건지 결정하겠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