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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수 서울 감독 "하대성 몸상태 나쁘지 않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3-08-21 07:46



FC서울이 22일 오전 3시(이하 한국시각) 사우디 메카의 킹 압둘 아지즈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알아흘리와 ACL 8강 1차전을 치른다.

최용수 감독은 2년을 기다렸다. 2011년 대행이었던 그는 8강전에서 사우디 알이티하드와 맞닥뜨렸다. 1차전이 원정이었다. 홈에서 열리는 2차전을 감안,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화근이었다. 1대3으로 패했다. 안방에서 열린 2차전에서 1대0으로 승리했지만 1골이 모자랐다. 4강 진출이 좌절됐다. 지울 수 없는 악몽이었다.

그는 결전을 앞둔 20일 사우디 제다의 메리어트 호텔에서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최 감독은 "2년전 ACL 큰 대회에 원정을 와서 좋은 팀을 상대로 중동의 모래바람, 사막의 힘에 겁을 먹었던 것 같다. 전력적으로 나았음에도 패한 원인이었다. 지도자 인생에서 상당히 큰 경험이 된 경기였다"고 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시와는 선수구성도 많이 달라졌고, K-리그에서 7연승을 하고 왔는데 해보고자 하는 의지가 느껴지고 있다. 어떻게 저 정신력을 컨트롤 해야하나 걱정할 정도로 자신감이 넘친다. 우리의 경기를 할 수 있을 정도로 하나가 돼 우리의 플레이를 끌어낼 수 있느냐가 내일 경기에 임하는 우리의 각오다. 실점할 수도 있고 선취점을 할수도 있지만 우리의 축구를 이 먼 중동에서 선수들이 하고 싶어하는 경기를 선보이고 싶다. 1차전 90분에 전략적으로 대비할 것도 있지만 홈에서 90분이 남아있다. 마지막 홈에서 웃을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하겠다."

적지에서 승리하면 금상첨화다. 다음달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홈 2차전을 한결 여유롭게 치를 수 있다. 그는 "화려한 공격축구의 뒤에는 김주영 김진규 김치우 같은 수비수들의 활약이 뒷받침해주고 있다. 수트라이커들의 활약 덕분에 지금까지 이기는 경기를 해왔다. 수비적으로 가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견고한 수비를 우선하는 것은 맞다. 급한 것은 홈에서 1차전을 치르는 상대지 우리가 아니다. 우린 급할 것이 없다. 상대의 초반득점률이 좋은데 초반을 잘 막아내고 나면 우리 팀 특유의 끈기와 근성으로 원하는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포 데얀은 2006년 1년간 임대로 알아흘리에서 뛰었다. 최 감독은 "데얀은 우리리 팀 공격의 중심이다. 데얀이 오래전에 몸 담았던 팀이긴 하지만 알려준 정보는 없다. 알 아흘리에 대한 점수를 매길 수 있을 만큼의 위치는 아닌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주장 하대성은 14일 페루와의 A매치에서 왼발등을 다쳤다, 빠른 회복세를 보여 이번 원정에 포함됐다. "하대성의 출전여부는 어제 훈련을 통해 살펴본 결과 몸 상태가 썩 나빠보이지는 않았다. 최종적으로 오늘 컨디션을 체크하고 결정할 것이다."

홈텃세는 이미 시작됐다. 서울의 숙소를 약 100km 떨어진 곳에 잡았다. 아시아축구연맹(AFC)에 항의도 했지만 안하무인이었다. 그는 "경기 당일 장시간 이동을 한다는 것은 선수들에게 상당히 근육을 수축시킬 수도 있고, 버스 안에서 오래 있는 것은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줄 수 있다. 심리적으로도 썩 좋지않다. 어차피 정해진 것이니 그런 면을 감안하고 경기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 팀 모두에게 중요한 일전이다. 알 아흘리는 지난해 ACL 결승까지 오른 강팀이다. 올해 ACL에서도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고른 전력으로 8강에 오른 좋은 팀이다. 우리는 빡빡한 일정에 체력적으로 지쳐있고, 부상선수들의 상태도 살펴봐야 하는 상황이다. 원정지에서의 무더위, 시차, 경기장과의 먼 거리 등 좋지 않은 여건이지만 선수들이 우리들만의 준비된 좋은 경기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2년전의 안좋았던 기억들을 복기하면서 자신감을 갖고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 최 감독의 출사표였다.

최 감독과 함께 기자회견에 동석한 중앙수비수 김주영은 "리그를 치르다 원정경기를 왔기 때문에 100%컨디션으로 경기를 하지는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ACL은 우리의 큰 목표고, 팀 전체가 한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 시차나 경기장과의 거리 등에 개의치 않고 잘 준비한다면 내일 1차전을 잘 치르고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 감독님께서도 선수들과 소통하는 것을 강조하고 우리도 감독님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 좋은 결과 있을 것 같다"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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