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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파들이 홍명보 감독에게 보여줘야 하는 것은?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3-08-15 08:46


K-리거와 J-리거 검증을 마친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의 다음 시선은 유럽이다.

홍 감독의 첫 여정지는 3명의 분데스리거가 모인 독일이다. 홍 감독은 황보관 축구협회 기술위원장과 함께 16일 독일로 출국, 17일 손흥민(레버쿠젠)의 선발 출전이 유력한 독일 분데스리가 2라운드 슈투트가르트-레버쿠젠전을 관전할 계획이다. 홍 감독은 24일까지 독일에 머문다. 박주호(마인츠)와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의 '코리안 분데스리거' 대결이 성사될 가능성이 큰 마인츠-볼프스부르크전까지 보고 돌아올 예정이다.

홍 감독은 원점에서 선수 평가를 내리겠다고 했다. 첫 인상이 중요하다. 다행히 손흥민 박주호 구자철은 모두 개막전에 선발출전하며 좋은 컨디션을 과시했다. 이제 이들의 관건은 홍 감독식 축구에 얼마나 잘 녹아들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공격 말고 수비도 보여줘야 할' 손흥민

홍 감독의 이번 독일출장 핵심은 손흥민이다. 홍 감독은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 손흥민의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홍 감독은 손흥민에 대해 의문부호를 달고 있다. 그러나 동아시안컵에서 대표팀이 결정력 부재를 드러내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때마침 손흥민이 연일 골소식을 전했다. 홍 감독은 직접 손흥민 경기를 관전해 그의 활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손흥민은 현재 레버쿠젠에서 보여주고 있는 역할 외에도 다양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윙포워드에 위치한 손흥민은 자유로운 움직임으로 투톱과 쓰리톱을 오간다. 빠른 스피드와 결정력까지 공격적인 면에서는 합격에 가깝다. 그러나 홍 감독은 최전방 공격수에게 공격 뿐만 아니라 연계 플레이와 적극적인 수비까지 요구한다. 반쪽짜리 선수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서라도 더욱 적극적인 플레이를 펼쳐야 한다.


'수비 말고 공격도 보여줘야 할' 박주호

박주호는 손흥민과는 반대다. 박주호는 원래 공격수 출신이지만 윙백으로 포지션 변경 후 수비력에 더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스위스 바젤에서 보여준 탄탄한 수비력은 독일 마인츠 이적까지 이어졌다. 토마스 투헬 감독도 박주호의 안정된 경기력에 만족감을 표시하며 주전으로 낙점했다.


그러나 홍명보호의 윙백은 수비 뿐만 아니라 공격시 과감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런던올림픽과 동아시안컵에서도 좌우 윙백의 적극적인 오버래핑은 홍명보호 최고 무기 중 하나였다. 박주호가 홍 감독의 눈도장을 찍기 위해서는 공격적인 면모를 과시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포지션 경쟁자인 윤석영(QPR) 김진수(니가타) 김민우(사간도스)에 한발 앞설 수 있다.


'주변을 정리할 필요가 있는' 구자철

구자철은 홍 감독의 스타일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구자철은 주장 완장을 차고 2009년 이집트 청소년월드컵(20세 이하),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2년 런던올림픽을 홍 감독과 함께 했다. 홍 감독이 '런던올림픽 멤버'들에 대한 특혜는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정상 컨디션만 유지한다면 분명 홍 감독 마음속에 구자철의 자리는 있을 것이다.

구자철은 볼프스부르크에서 애매한 위치에 있다. 첫째는 팀내 입지다. 이적과 잔류 사이에 있다. 8월 말쯤 정확한 결론이 나온다. 둘째는 포지션이다. 구자철은 현재 4-2-3-1을 쓰는 볼프스부르크의 더블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 중 한자리를 맡고 있다. 구자철의 공격본능을 살리기 어려운 포지션이다. 홍 감독은 런던올림픽에서 구자철을 섀도 스트라이커로 활용했다. 볼프스부르크 공격의 핵심인 디에구라는 확실한 산을 넘어야 한다. 입지나 포지션 모두 확실한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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