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거와 J-리거 검증을 마친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의 다음 시선은 유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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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감독의 이번 독일출장 핵심은 손흥민이다. 홍 감독은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 손흥민의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홍 감독은 손흥민에 대해 의문부호를 달고 있다. 그러나 동아시안컵에서 대표팀이 결정력 부재를 드러내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때마침 손흥민이 연일 골소식을 전했다. 홍 감독은 직접 손흥민 경기를 관전해 그의 활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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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호는 손흥민과는 반대다. 박주호는 원래 공격수 출신이지만 윙백으로 포지션 변경 후 수비력에 더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스위스 바젤에서 보여준 탄탄한 수비력은 독일 마인츠 이적까지 이어졌다. 토마스 투헬 감독도 박주호의 안정된 경기력에 만족감을 표시하며 주전으로 낙점했다.
그러나 홍명보호의 윙백은 수비 뿐만 아니라 공격시 과감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런던올림픽과 동아시안컵에서도 좌우 윙백의 적극적인 오버래핑은 홍명보호 최고 무기 중 하나였다. 박주호가 홍 감독의 눈도장을 찍기 위해서는 공격적인 면모를 과시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포지션 경쟁자인 윤석영(QPR) 김진수(니가타) 김민우(사간도스)에 한발 앞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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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철은 홍 감독의 스타일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구자철은 주장 완장을 차고 2009년 이집트 청소년월드컵(20세 이하),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2년 런던올림픽을 홍 감독과 함께 했다. 홍 감독이 '런던올림픽 멤버'들에 대한 특혜는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정상 컨디션만 유지한다면 분명 홍 감독 마음속에 구자철의 자리는 있을 것이다.
구자철은 볼프스부르크에서 애매한 위치에 있다. 첫째는 팀내 입지다. 이적과 잔류 사이에 있다. 8월 말쯤 정확한 결론이 나온다. 둘째는 포지션이다. 구자철은 현재 4-2-3-1을 쓰는 볼프스부르크의 더블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 중 한자리를 맡고 있다. 구자철의 공격본능을 살리기 어려운 포지션이다. 홍 감독은 런던올림픽에서 구자철을 섀도 스트라이커로 활용했다. 볼프스부르크 공격의 핵심인 디에구라는 확실한 산을 넘어야 한다. 입지나 포지션 모두 확실한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