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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같은 선방 김용대 "다시는 되새기고 싶진 않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3-07-31 22:25


31일 오후 서울 상암월드컵구장에서 2013 K리그 제주와 서울의 경기가 열렸다. 후반 추가시간에 제주 페드로의 페널트킥을 막아낸 서울 김용대 골키퍼가 환호하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07.31.

귀신같은 선방이었다.

전반 6분과 15분 제주 서동현의 완벽한 찬스를 선방한 그는 전반 16분 배일환의 슈팅도 온몸을 던져 막았다. 클라이맥스를 향한 서막에 불과했다.

FC서울 김용대(34)의 날이었다. 팽팽하던 일전은 후반 24분 아디의 선제골로 서울이 앞섰다. 하대성의 코너킥이 김진규에게 배달됐고, 다시 아디의 발끝에 걸렸다. 그의 오른발을 떠난 볼은 골망에 그대로 꽂혔다. 시간은 후반 45분에서 멈췄다. 인저리타임 3분이 주어졌다.

그러나 거짓말 같은 상황이 연출됐다. 서울은 제주 페드로에게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승점 3점이 1점으로 둔갑할 수 있는 암울한 상황이었다. 14골로 득점 선수를 질주 중인 페드로가 키커로 섰다. 그러나 그의 발을 떠난 볼은 김용대의 그림같은 선방에 가로막혔다. 그리고 곧바로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다. 1대0, 서울은 제주전 무패 행진을 17경기로 늘렸다.

경기 후 김용대는 만면에 미소가 번졌다. 그는 "휴식기동안 준비를 잘했다.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며 "최고참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실점을 안하면 우리의 공격력이 좋기 때문에 반드시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집중하고 또 집중한 것이 잘 맞아 떨어졌다"며 웃었다.

올시즌 초반 김용대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실수가 반복되면서 주전 자리가 위태로웠다. 4월 14일 올시즌 수원과의 첫 슈퍼매치에서 후배 유상훈(24)에게 골문을 내줬다. 그는 "지난해 큰 위기없이 잘해왔다. 그러나 올초에는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많이 힘들었지만 독보다는 약이 됐다.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언제든 주전이라는 생각을 버렸다. 내가 먼저 극복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실수로 골을 허용하지 않고 선방하면 팀이 기가 살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 집중했다"고 했다.

페드로의 페널티킥을 선방한 데 대해서는 "지난 5월 제주와의 첫 경기에서 페드로에게 페널티킥 한 방을 먹었다. 그 때를 생각했다. 감독님과도 교감이 있었다. 골키퍼를 본 후 차는 것 같아 반대 방향으로 한 번 페인팅한 후 몸을 날렸다. 그것이 적중했다"고 했다. 하지만 다시는 이런 상황이 재현되지 않기를 바랐다. 김용대는 "막았지만 다시는 이런 장면을 되새기고 싶지는 않다"며 하얀 이를 드러냈다.

8월 3일 드디어 올시즌 두 번째 슈퍼매치가 기다리고 있다. 김용대는 "수원은 반드시 잡아야 된다. 수원을 연구하고 분석해서 잘 준비하겠다. 홈에서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상암=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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