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도 성적순, 이제는 공부 잘하는 선수가 주전!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3-07-29 08:03


◇28일 경북 영덕의 강구대게축구장에서 열린 영덕대게배 전국유소년축구대회 16강전에서 승리한 대전하은철축구교실 선수단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덕=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수업 시간에 졸고 그라운드에서 땀을 흘리면 좋은 선수가 되는 시절은 지났다.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열심히 하는 '팔방미인'이 각광을 받는 시대다. 2009년 축구를 시작으로 각 종목에 주말리그가 자리를 잡았다. 주중엔 학교 수업에 충실하고, 주말에 선수로의 본분을 다 하자는 취지였다. 과도기를 거친 현재 '주중 학업-주말 경기'라는 선수 일정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

그렇다면 과연 주중 수업만 들으면 그라운드를 밟을 수 있을까. 답은 '아니오'였다. '축구도 성적순'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공부도 잘해야 주전 자리도 잡을 수 있다는 말이다. 제1회 영덕대게배 전국유소년축구대회(주최:경북 영덕군, 주관:스포츠조선, SBS ESPN, 비트윈 스포츠&엔터테인먼트)에 참가 중인 대부분의 유스팀들은 나름의 성적 기준을 팀 운영에 포함시키고 있었다. 국가대표 출신인 유상철 전 감독이 총감독직을 맡고 있는 유소년 클럽 '유비사커'는 평균 80점 이상의 성적을 받아야 경기에 뛸 수 있다. K-리그 통산 100경기를 뛴 미드필더인 하은철 감독이 지도하는 대전하은철축구교실은 한 술 더 뜬다. 프로 진입을 목표로 하는 선수들을 중심으로 클럽을 운영함에도 불구하고 평균 90점 이상의 성적을 요구하고 있다. 점수 기준을 맞추지 못하면, 아무리 볼을 잘 차는 선수라도 그라운드에 나설 수 없다. 운동만 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는 지난날의 경험과 축구 철학이 녹아 있는 제도다. 두 클럽 외에도 대부분의 유소년 클럽들이 비슷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성적순으로 주전을 가르는 이런 제도는 자칫 위화감을 조성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즐기기 위해 가입한 유소년 클럽에서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도자들은 고개를 저었다. 이재홍 유비사커 감독은 "오히려 부모님들이 성적 제도를 더 반긴다. 공부를 잘하면 축구도 할 수 있다는 일종의 동기부여인 셈"이라고 밝혔다. 하은철 감독 역시 "주중 정규 수업을 다 듣게 한다. 대신 방과 후 훈련을 집중력 있게 실시한다. 성적과 축구 모두를 잡을 수 있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승리의 여신은 끊임없이 노력하는 자에게 미소 짓는다. 공부하는 선수 육성은 이제 과제가 아닌 대세다.
영덕=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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