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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늦은 밤의 인천국제공항에 진풍경이 벌어졌다. 수많은 카메라와 눈이 한 곳에 집중됐다.
오랜 기다림이었다. 북한 선수단을 태운 베이징발 항공기는 예정 시간보다 20분 빠른 오후 9시50분 착륙했다. 그러나 북한 선수단은 1시간이 넘도록 입국장을 빠져 나오지 않았다. 입국장 게이트 앞에 서서 기다리던 허 부회장과 안 전무도 잠시 자리를 비우고 숨을 돌릴 정도였다. 열기는 뜨거웠다. 국내외 취재진의 취재경쟁은 치열했다. 대회 취재를 위해 방한한 중국-일본 취재진도 자국에 소식을 타전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북한 선수단은 단 5분 만에 공항 건물을 빠져 나갔다. 오후 10시53분 맨 처음 모습을 드러낸 임원진이 허 부회장, 안 전무와 간단한 인사를 나눈 뒤 공항경비대의 안내를 받으며 걸음을 옮겼다. 선수들도 수많은 취재진 앞에 다소 놀란 듯 빠르게 걸음을 옮기며 준비된 버스로 이동했다. 다소 경직됐을 법한 모습을 상상했으나, 의외로 표정은 밝았다. 취재경쟁이 신기한 듯 바라보는 선수와 임원도 보였다. 선수단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취재진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는 모습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동선이 무너지면서 북한 선수단이 버스 앞에 무인지경의 상황에 놓이는 듯 했으나, 경찰 병력이 잽싸게 애워싸면서 상황이 정리됐다. 북한 선수단은 버스 내에서 인원 확인 등을 한 뒤 숙소로 출발했다.
북한 선수단은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과 대회 첫 경기를 치른다.
인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